질풍노도 한국축구, 내일새벽 준결승전

’독일의 파괴력 넘치는 공중폭격을 차단하라.’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잇따라 격파하고 믿기지 않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태극전사들에게 새로운 임무가 주어졌다.
오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4강전에서 장신 공격수들을 앞세운 ‘전차군단’의 가공할 위력의 헤딩골 시도를 차단해야 하는 것이 그 임무다.

이번대회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8강전 등 5경기를 통해 독일이 뽑아낸 득점 수는 모두 13골. 이 가운데 발이 아닌 머리를 활용한 헤딩골은 8골로 전체득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첫 경기에서 독일은 미라슬로프 클로세(카이저슬라우테른)의 헤딩 해트트릭을 비롯, 미하엘 발라크(레버쿠젠), 토마스 링케(바이에른 뮌헨)까지 가세해 8골 가운데 5골을 헤딩슛으로 엮어내 사우디아라비아의 혼을 완전히 빼 놓았다. 또 아일랜드와의 조별리그 2번째 경기에서 터진 클로세의 선제골과 카메룬전 추가골, 미국과의 8강전에서 발라크가 뽑아낸 결승골 역시 장대 같은 신장을 이용한 헤딩골.

이같은 독일축구의 화려한 고공플레이의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다른 팀 선수들과 비교해 월등히 큰 키.
이번대회 독일 대표팀의 평균 신장은 무려 184.8㎝로 한국(179.5㎝)보다 무려 5.3㎝나 크고 한국의 8강 상대였던 스페인(181.6㎝) 보다 3.2㎝나 높은 장신의 벽을 지녔다.

더욱이 올리버 노이빌레를 제외한 모든 공격수들의 키가 180㎝를 넘고 카르스텐 양커(193㎝)와 올리버 비어호프(191㎝) 등은 아예 거인 수준.
뿐만 아니라 이번대회 발군의 골감각을 보이고 있는 클로세와 발라크 등은 위치선정과 몸싸움 능력이 뛰어나 한국이 압박과 스피드를 무기로 뛰어 넘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과는 또 다른 형태의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의 무서운 제공권 장악은 이미 지난해 예선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었다. 지난해 11월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독일은 발라크, 올리버 노이빌레, 레머 등이 4개의 헤딩 골을 성공시켜 우크라이나를 4-1로 대파하고 잉글랜드에게 당한 1-5 패배의 아픔을 가볍게 씻으며 본선행에 동참했던 것.

특히 이같은 가공할 고공플레이의 위력은 발라크, 크리스티안 시게 등의 정확하고 간결한 패스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측면 또는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을 통해 한국 문전으로 향하는 위협적인 공중볼 패스의 차단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