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중 월드컵 본선잔디를 밟아보는 것 자체를 ‘꿈에도 못잊을 소원’으로 삼고있는 곳만 해도 150여개국. 그러나 브라질이 1930년 첫 대회부터 단 한번 빠짐없이 출전해온 유일한 개근생이란 점은 하등 불공평한 것이 아니었다. 브라질이 58년 스웨덴·62년 칠레·70년 멕시코·94년 미국 월드컵 제패에 이어 통산 5번째이자 새 천년 첫 챔피언에, 게다가 1938년 이탈리아에 이어 64년만에 처음으로 전승(7전) 챔피언에 오른 것 역시 불공평한 행운덕분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승팀은 개최대륙에서 탄생한다는 ‘월드컵 챔피언 법칙’이 오직 2차례 예외를 낳게 만든 팀 또한 브라질(58년 스웨덴 대회와 이번 대회)뿐이다.
브라질의 신화를 뉴밀레니엄 첫 월드컵으로 순조롭게 이행시킨 주역은 역시 돌아온 수퍼스타 호나우두였다. 올해초 그라운드에 복귀하기까지 근 2년동안 부상치레로 고생했던 그는 한-일 월드컵 우승으로 98년 프랑스월드컵 결승전 부진 악몽을 깨끗이 씻어내겠다고 공약했고 이를 지구촌 15억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멋지게 완수했다.
준결승까지 6게임에서 차곡차곡 6골을 뽑아낸 그는 필사적으로 에워싸는 독일 수비숲을 헤치고 두어차례 회심의 슈팅을 날리며 감을 잡은 뒤 후반 22분 마침내 천금같은 결승골을 뽑아냈다. 독일 미드필더 하만이 자기진영 아크정면에서 우물쭈물하는 사이 호나우두가 뒤에서 달려들며 볼을 빼낸 뒤 히바우두에게 패스, 수비수 틈새로 파고드는 히바우두의 강력한 왼발슛. 볼이 잽싸게 각도를 잡고 웅크린 세계최고 수문장 올리버 칸의 가슴팍을 때리고 흘러나오는 순간 쇄도하던 호나우두가 안전하게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깔아넣었다. 78년 아르헨티나 대회부터 이어온 6골=득점왕 공식을 무용지물로 만든 호나우두는 이어 34분 독일 진영 오른쪽으로 침투한 클레베르손의 땅볼패스를 받아 벌칙구역 왼쪽에서 속도보다는 각도를 잘 다듬은 오른발 땅볼슛으로 또한번 독일 골네트 오른쪽 구석을 뒤흔들었다.
독일은 노장스트라이커 올리버 비어호프와 흑인유망주 게랄트 아사모아를 투입하며 만회를 위해 안감힘을 쏟았으나 경고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한 미하엘 발라크(3골·4어시스트)의 큰 공백을 절감한 채 4번째 우승꿈을 홈필드에서 벌어지는 2006년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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