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브레아의 한인들
▶ 10여년전 진출, 올림픽~샌타모니카 15곳 성업
LA 한인타운 웨스턴길에서 2마일 정도 서쪽에 있는 라브레아 애비뉴(La Brea Ave.)는 고가구와 램프, 갤러리등으로 상징되는 LA의 명물거리다.
특히 윌셔∼멜로즈 구간은 파는 물건만큼 오랜 영업 연륜을 자랑하는 앤틱샵들과 갤러리, 융단, 패브릭, 램프, 사진, 부틱, 칵테일바 등이 ‘브레아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어 걸어다니며 구경하기에도 재미있는 거리다. 56년 간 한 자리, 한 주인이 지켜온 현대 가구점 ‘래포트 인터내셔널’은 라브레아의 역사이자 고집이고, 지난 39년 문을 연 ‘핑스 핫독’의 흑백사진들은 허름하고 낙천적인 이 거리의 성격을 짐작케 한다.
라브레아와 멜로즈 교차로에서 12년째 레스토랑을 해온 필리핀계 2세 메리 안느 레이의 표현처럼 라브레아는 ‘멜팅 팟’(melting pot)과 같다. 스타일리시한 업소들과 ‘시나고그’(synagogue)라 불리는 유대회당이 뒤죽박죽 섞여 있고, 낡고도 젊은 듯하며, 백인 일색이던 인종분포도 히스패닉, 흑인, 아시안 등으로 다양화됐기 때문이다. 고전 및 외국 비디오 전문점 ‘로켓 비디오’와 그 단골들이 그렇듯 라브레아는 비주류, 히피, 소외의 문화권이라고 도 할 수 있다.
이처럼 색다른 거리 라브레아에도 십 몇 년 전부터 자리잡아온 한인들이 있다. 올림픽∼샌타모니카 구간에서 끊어질 듯 이어지며 점처럼 박힌 15개 정도의 한인업소는 일찌감치 ‘타운 변방’을 선택한 안목을 지금 보상받고 있다.
타운 밖이라는 취약점, 주류 고객 대상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그간 한인 업소의 진출이 적었으나, 최근 타운 확장과 고객 다변화 추세를 반영하듯 자리가 없어 못 들어오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한인업소 중 소위 라브레아 캐릭터에 맞는 곳은 불과 4∼5개다. 윌셔∼멜로즈 구간을 따라 램프, 옷, 사진 업소 몇 곳이 있지만 비디오, 음식점, 티셔츠, TV수리, 팻샵, 카페 등 여느 곳과 다를 바 없는 업종들 대부분은 윌셔 북쪽과 멜로즈 남쪽에 몰려있다.
지금 영업중인 한인업소 중 가장 오래된 곳은 샌타모니카에 있는 TV 수리점 ‘베스트로닉스’, 신생업소는 2개월 된 스킨케어샵 ‘데이 스파 살롱’이다. 업주들은 이민 온 지 십 수년 된 올드 타이머가 대부분으로 주류 고객이 80% 이상이지만, 윌셔 남쪽의 한국 비디오샵과 소주 카페등은 타운업소처럼 100% 한인 상대로 라브레아에서도 ‘한인에 의한, 한인을 위한, 한인 업소’라는 순수 혈통을 고집하고 있다.
<글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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