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 투수가 바닥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연장 11회만에 무승부로 종료한 제73회 올스타게임은 올스타게임이 안고 있던 구조적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초반부터 잦은 선수교체를 하다보면 경기가 연장전에 들어갈 경우 선수가 바닥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해온 위험.
하지만 올스타로 뽑힌 선수들에게 빼놓지 않고 출전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논리에 가려 간과돼 온 이 잠재적 가능성이 현실로 나타나자 갑자기 난리(?)가 났다. 운명의 장난 때문에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에도 불구, 졸지에 고향에서 홈 팬들에게 야유를 받는 봉변을 당한 버드 실릭 커미셔너는 10일 앞으로 절대 무승부가 없도록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밝혔으나 방법에 대해서는 뾰족한 수가 있을 리 없다.
이번에 나타난 올스타전의 문제점 중 중요한 것은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이기고 지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경기라는 것. 꼭 이길 필요가 없는 승부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선수선발상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팀 당 최소 1명의 올스타를 보장하는 제약조건은 거의 매년 자격있는 선수를 제외시키는 역할만 한다. 또 출전기회를 앞세우다보니 스타선수들이 대부분 2, 3회가 지난 뒤 교체돼 중반이 넘어가면 이길 필요도 없는 경기에 볼만한 스타마저도 없는 ‘앙꼬 없는 진빵’같은 올스타게임이 되는 일도 다반사다. 인터리그 스케줄이 도입되면서 에전과 달리 양 리그 대결의 희소성마저 없어졌고 연봉으로 수천만달러를 받는 선수들은 걸핏하면 적당한 이유를 둘러대 올스타전을 기피하는 것도 문제다. 극히 드물지만 이번처럼 연장전으로 넘어갈 경우 뛸 선수가 없어지는 사태도 재발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올지도 모를 연장전을 대비해 마냥 선수를 벤치에 앉혀둘 수만도 없는 노릇. 메이저리그가 어떤 해결책을 들고나올 지 궁금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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