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승객의 권익 개선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최선을 다 해야죠"
내년이면 80살인 김희복 할머니. 15년 전 미국에 이민 온 김희복 할머니는 운전을 못해서 매일같이 버스를 이용해 물리치료원과 양로센터, 교회 등을 오가는 평범한 할머니다. 하지만 김 할머니에게는 두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김 할머니는 지난 학기부터 LA시티칼리지에서 ESL(영어) 수업을 듣는 학생이면서, 버스승객조합(Bus Riders Union)의 한국인 홍보담당이기도 하다.
김 할머니가 이색 경력을 갖게 된 배경은 이렇다. "지난해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가는 길에 버스승객조합 스텝들이 안내문을 돌렸는데 한국어 안내문이 없었어요. 그래서 한국인 스텝에게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위한 한글 안내문을 만들면 내가 한국 승객들에게 나눠 주겠다고 얘기했죠" 그 날부터 버스승객조합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김 할머니는 벌써 1년 넘게 이 일을 해 오고 있다.
김 할머니는 "좀 더 효과적인 봉사활동을 위해서는 영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대학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영어가 쉽게 늘지는 않네요"라며 웃었다.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는 "버스승객조합이 하는 일에 대한 안내문을 받은 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한국인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날 때가 가장 힘들어요.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고 하는 일인데..."라며 섭섭한 마음이 들때도 있다고 대답했다.
김할머니는 "평생을 가족 뒷바라지만 하면서 살아온 나 같은 사람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며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자원봉사나 배움의 길에 주저함 없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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