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피오피코 코리아타운 도서관이 시원스런 새 모습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1년 3개월의 확장공사와 준비작업을 거쳐 공간적으로는 구 건물 시절보다 4배가 넓어졌고, 소장도서는 2배로 늘었다. 타운 중심부에 ‘우리 도서관’이라고 부를 만한 문화공간이 새로 마련되었다는 것은 커뮤니티로서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개관 첫날부터 몰려든 한인 독서애호가들로 한국도서 서가는 며칠사이에 휑하게 빌 정도로 도서관에 대한 커뮤니티의 호응도는 높다. 어린 자녀들과 부모가 손을 잡고 와서 각기 한아름씩 책을 안고 나가는 한인가족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커뮤니티의 저력이다. 한인사회로서는 풍성한 문화적·지적 젖줄을 되찾은 셈이다.
피오피코 도서관의 확장 개관이 반가운 것은 우선 이 도서관이 갖는 특별한 의미 때문이다. 코리아타운의 골격이 잡히기 시작한 지난 80년대 초반이후 이 도서관은 ‘한인 도서관’으로 한인 관장의 지휘 하에 한인 독서인구의 발걸음을 밑거름으로 발전했다. 당시 도서 대출 규모면에서 LA시립도서관 산하 62개 지역 도서관들중 40위에 머물던 2,400평방피트의 작은 도서관은 지금 68개 도서관중 2위를 차지하는 2만평방피트의 큰 도서관으로 성장했다. 시정부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들여 도서관을 키운 것은 아니다. 한인들의 활발한 이용이 주류사회의 주목을 끌면서 시정부 관계 당국의 정책과 예산에 반영돼 얻어진 수확이다. 이민 초기 자녀들은 학습장소로, 부모들은 교육정보를 얻는 모임의 장소로 활용되면서 도서관과 커뮤니티가 같이 성장해 오늘에 이르렀다.
타운내 도서관의 발전은 코리아타운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유흥업소 밀집으로 이제 코리아타운은 유흥가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다. 타운의 오염된 분위기를 밀어내고 맑은 정기를 공급하는 일이 시급하며 그 하나의 기지로 도서관이 이용될 수 있다. 마침 이번 확장공사로 도서관에는 70~80명이 모일 수 있는 회의실이 마련되었다. 독서클럽, 교육 세미나, 문화강좌 등 건전한 문화 캠페인이 활발히 열리기를 기대한다. 도서관측도 제 발로 걸어 들어오는 발걸음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독서인구를 적극 끌어들이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도서관의 이용도는 그 커뮤니티의 지적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다. 활발한 도서관 이용으로 개인적으로는 정신적 풍요함을 얻고, 커뮤니티로서는 건전한 힘을 결집시켜 ‘문화 민족’의 이미지를 확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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