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웨인 소재 베다니 교회(목사 장동찬)가 9.11 테러 1주기를 앞둔 9월8일 한인 희생자 뿐 아니라 미국인 희생자까지 포함된 뜻깊은 진혼곡 추모연주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18명의 한인 희생자 유가족들은 물론 버겐카운티에서 테러로 사망한 147명의 희생자 유가족들도 공식 초청된다. 이 교회 김용홍 찬양대장은 "이번 행사는 4명의 한인 솔로이스트가 초청됐고 30명의 오케스트라와 120여명의 합창단이 참가한다"며 "개신교 레퀴엠으로 잘 알려진 요하네스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A German Requiem)’이 공연된다"고 말했다.
당초 진혼곡(Requiem)은 가톨릭 교회에서 그레고리오 성가로 불리며 죽은 사람을 위한 미사곡으로 쓰였는데 독창, 합창, 관현악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돼 왔다. 모차르트, 베르디, 포레 등의 작품이 유명하다.
하지만 베다니교회에서 공연할 ‘독일레퀴엠’은 가톨릭과는 관계없는 종교곡이다. 독일 작곡가 브람스가 10년에 걸친 노력 끝에 1868년 독창(소프라노, 바리톤), 합창 및 관현악 등 모두 7곡으로 완성했다.
가사가 라틴어인 다른 레퀴엠과는 달리 루터의 번역 성서에 따라 독일어를 사용, 개신교 레퀴엠으로 알려져 있다. 최후의 심판 또는 부활의 사상을 표현한 일반 레퀴엠과 달리 슬픔에 빠진 유족들에게 위안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작곡돼 이번 추모공연으로는 더없이 적합하다는 평이다.
이 공연은 베다니교회 신자로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숨진 고 김재훈(미국명 앤드류 김·사망 당시 27세)씨를 추모하기 위해 올초 기획됐다.
하지만 김씨의 부친인 김평겸 한인유족회장이 "한인유가족 모두를 위한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고 행사 취지에 공감한 버겐카운티 당국자도 미국인 희생자 유가족들도 참가할 수 있느냐는 뜻을 전해오면서 행사의 의의가 더욱 깊어진 것이다.
한 한인유가족은 "테러와 관련해 주류사회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다 한인이 주관하는 행사에 미국인 유가족들이 초청된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베다니 교회가 많은 한인단체들도 해내지 못한 일을 성사시켜 한인 유족들의 얼굴을 세워주게 됐다"고 감사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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