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오셔서 맛있게 음식을 드시고, 편하고 즐겁게 노시다가 가셨으면 좋겠어요."
플러싱 경로센터의 최 라파엘라씨는 이곳을 찾는 한인 노인이면 누구나 ‘아! 그 친절하고 참한 색시’라고 떠올리는 자원봉사자다. 경로센터가 정부 지원 없이 순수하게 한인들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지난 1월부터 자원봉사를 자청했다.
최씨가 이곳에서 하는 일은 노인들을 안내하고 음식을 나눠주거나 치우는 일에서부터 각종 장부정리, 서기 등등 잡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항상 밝은 얼굴로 친절하게 노인들을 대하다보니 ‘마땅한 신랑감이 있는데 중매를 서면 안되겠냐’고 물어오는 노인들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아스토리아에서 ‘바이(Bai)’라는 일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남편 최 로베르토(한국명 최성호)씨에다가 4살인 딸 미카엘라까지 둔 아줌마다.
경로센터 자원봉사자들이 대부분 60대부터 40대 후반으로 최씨가 막내이다 보니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어려 보일 수밖에. 남편을 직장에 보내고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 준 뒤 경로센터에 나와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딸만 내리 6명이었던 6녀1남중 다섯째인데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더구나 2년 전 돌아가신 친정어머니가 3년간 병으로 누워 계셨는데 제가 좋아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수발을 들었어요. 경로센터에서 어른들을 대할 때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다시 뵙는 것 같아 너무 기뻐요"라고 한다.
87년 이민 와서 하와이에서 무역회사를 다니기도 했고 광고회사와 언니 가게 일을 도와주는 등 바쁘게 살아왔는데 학창시절부터 꿈꿔왔던 자원봉사를 할 수 있게돼 너무나 좋다고 한다.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남편과 딸아이가 저를 너무 자랑스러워해요. 갈 곳 없고 놀 데 없는 노인들이 이곳에서 즐겁게 춤을 추고 노래하고 맛있게 음식을 드시고 가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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