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아워 포토’
(One Hour Photo)
★★★
병적으로 수줍은 고독자의 뒤틀린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친 스릴러요 다크 코미디다. 코미디언 로빈 윌리엄스가 사이코로 나와 화제가 되고 있는데 좋은 연기를 한다.
영화로 데뷔한 MTV 출신의 마크 로마네크(각본 겸) 감독은 70년대 고독자들의 영화인 ‘대화’ ‘택시운전사’ 등에서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흥미 있는 내용, 좋은 연기 그리고 완벽한 화면구성 등 수준급이긴 하나 근성이 불쾌할 정도로 고약해 거부감이 인다. 관객의 심리를 혼란케 하는 의도에서 너무나 조작성이 짙게 드러나 감정적으로 감독에 의해 겁탈을 당하는 느낌이다.
그림 같은 작은 도시의 수퍼마켓(모든 것이 정결하고 밝고 백색이어서 병원 살균실을 연상케 한다)의 원 아워 포토 종업원 사이(윌리엄스)는 수줍은 고독자.
단정한 옷차림에 안경을 끼고 조용한 어조로 말하면서 늘 미소를 짓는 사이는 사진현상을 천직으로 아는 자로 친구도 없다. 아무 장식도 없고 먼지 하나 없는 아파트의 유일한 친구는 우리 속 햄스터.
사이는 자신의 고독과 불행에 대한 보상을 오랜 가게 단골인 행복한 요킨네서 찾는데 이 집의 젊은 주부 니나(카니 닐슨)가 맡기는 가족 스냅사진을 9년간이나 현상하면서 어느덧 자기를 요킨의 한 가족으로 생각한다. 사이는 니나와 그의 남편 윌(마이클 바탄) 그리고 이들의 9세난 아들 제이크(딜란 스미스)의 스냅사진을 벽에 도배질을 하다시피 해놓고 감상하면서 사진처럼 완벽해 보이는 요킨네 삶 속으로 들어가 산다(사이가 제이크의 아저씨로 요킨 집에서 볼일 다 보는 장면이 우습고도 소름끼친다).
그런데 사이는 우연히 윌이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발견한 뒤 자신의 완전한 가정을 파괴하는 요소를 제거키로 한다. 그리고 벽에 붙인 사진들에서 윌의 얼굴을 박박 긁어 지운다.이미지가 인간에게 미치는 힘을 얘기도 한 영화인데 사이가 윌에게 보복하는 장면이 지나치게 새디스틱해 기분이 나쁘다. 전체적으로 감독의 총기는 느껴지나 상당히 불쾌한 친구인데 사이가 사이코가 된 이유가 너무나 통속적이어서 실망하게 된다. R. Fox Searchlight. 리전트(310-208-3259), 그로브(323-69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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