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이들하고 캠핑을 갔었다. 가깝게 지내는 4가족과 함께. 2박3일 동안 자연과 벗삼아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고 왔다.
80번 도로를 타고 가다 34B 출구로 나가 15 North와 206 North 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야영장을 만날 수 있었다. 집에서 약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떠난 길이라 밤 11시가 다 되어서 도착할 수 있었다.
제일 먼저 야영장 사무실에 도착 신고식(?)을 했다. 아이들과 남성들은 각자의 사이트에 텐트를 치고, 아낙네들은 한쪽에서 밤참과 술안주를 마련하기 위해 찌개를 끓이고. 본부로 정한 사이트에서는 테이블을 모아 술상 겸 밥상을 차렸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늦은 식사를 하거나 술잔을 기울였다.
드럼통을 잘라 만든 캠프파이어 용기에 담긴 장작불은 활활 타오르고 풀벌레 우는소리를 들으며 도란도란 정담을 나눴다. 아이들은 자정이 지나는 줄도 모르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별 하나, 별 둘, 별 셋, 별 넷…’ 별을 헤아린다.
도시에서 보기 힘든 밤하늘의 별이 마냥 신기한 듯 아이들은 졸린 눈을 비벼가면서까지 밤하늘에 시선을 고정한다. 마치 쏟아져 내릴 듯한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밤하늘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문득 올려본 북서쪽 하늘 높은 곳에는 익숙한 별무리가 보였다. 큰곰자리에서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국자 모양의 일곱 별 ‘북두칠성’이 거기에 있었다. 위치가 변하지 않아 밤에 북쪽방위의 지침이 되는 북극성도 환한 빛으로 제자리를 지키고. 북두칠성의 손잡이가 휘어져 있는 곡선을 따라 남서쪽으로 내려오니 밝은 오렌지색의 별이 반겨준다. 이별은 아크투루스(곰의 감시인)라는 이름을 가진 목동자리의 으뜸별이다. 좀 더 아래쪽으로 곡선을 이어가니 처녀자리의 으뜸별인 은백색의 밝은 별 스피카(보리 이삭)도 얼굴을 쑤~욱 내밀었다.
자정이 지나자 동쪽 하늘의 별자리들이 하늘 중심으로 높이 떠올랐다. 그곳에는 밝은 별 3개가 직각삼각형의 형태로 놓여져 있었다. 이들은 바로 ‘여름철의 대삼각형’이라 불리는 직녀와 견우, 그리고 데네브(백조의 꼬리)였다. 그 주변으로 이름을 알 수 없는 무수한 별들도 초롱초롱 빛나며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와보는 낯선 곳의 하늘 아래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이지만 왠지 정겹다는 생각이 들었다.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의 반은 땅이요, 나머지 반은 하늘이다. 우리가 보내는 시간의 반은 낮이고, 나머지 반은 밤이다. 낮이 땅의 세상이라면 밤은 하늘의 세상이라 할 수 있다.
땅이 어둠에 묻혀 잠든 밤,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소리 없이 아름다운 빛 잔치를 펼치고 있다. 언제나 변함없이 모두가 잠든 세상을 감싸며…
뉴욕이라는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다지 많은 별들을 볼 수가 없다.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살아가니 세상 아름다움의 절반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지나친 비약일지는 모르지만 은하수를 따라 화려하게 펼쳐진 수많은 별빛들로 이루어진 밤하늘의 아름다움은 한번 느껴보니 결코 헛된 소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낮 시간에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감동이 밤 별들로부터 생겨난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사실, 바쁜 이민생활 속에서 별을 바라볼 마음의 여유를 갖기란 그리 쉬운 것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단 한번만이라도 별밤의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면, 별에 푹 빠져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들이 별을 보고 싶어하고 별밤의 분위기에 쉽게 빠져들 수 있는 것은 현실 속에서 순수함과 꿈을 되찾고 싶어하는 갈망이 가슴 속 깊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별에는 바로 현대 생활 속에서 잃어버린 순수함과 꿈이 있는 것이다.
밤하늘 별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빠져 보는 것은 단지 사춘기 소년, 소녀들만의 낭만은 아닐 것이다.별이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여름 밤, 부모들은 아이들을 이끌고, 연인들은 서로의 마음을 느끼며 별 하늘 아래 서서 별들의 낭만을 느껴보는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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