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에게 미국 망명이 허용됐다. 미국무부는 탈북자에게 준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한 실상을 고발하는 ‘장길수 가족 그림 전시회’가 미의회 지도자, 행정부 고위 관리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베이징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50여명의 탈북자들이 들어와 한국행을 요구하고 있다. 12명의 탈북자들이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가려다가 체포됐다. 7명의 탈북자가 중국 외교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체포 됐다.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는 이 일련의 사건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두 가지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 하나는 탈북자 집단망명은 이제 거역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간의 생존권 투쟁으로 생명을 향한 인간의 대이동은 어떤 물리적 방법으로든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측면은 탈북자 사태는 이제 국제사회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동시에 부시 행정부는 오랜 탐색기간을 거쳐 북한의 인권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을 잡았다는 신호로도 들린다. 미의회의 탈북자 지원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탈북자에게 준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법안 마련과 함께 탈북자를 위한 난민촌 건설과 탈북자를 돕는 비정부기구(NGO) 지원 예산을 따로 배정할 계획이다. 북한의 인권문제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증거다.
미국 조야에서 일고 있는 이같은 움직임은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수십만을 헤아리는 중국내 탈북자들에게 먼저 엄청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미국과 중국의 관계, 더 나아가 북한과의 관계 정립에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미주 한인사회에도 상당한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탈북자 문제는 바로 미주 한인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50여만을 헤아리는 미주 한인 이산가족 문제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 하는 말이다.
북한 인권탄압의 피해자는 사실 탈북자만이 아니다. 전 세계 1,000여만 이산가족 전부가 그 피해자다. 북한에 두고 온 혈육의 생사조차 모른다. 생이별의 고통 속에 살아온 이들이 어머니를, 자식을, 형제를 만나는 데에는 아무런 조건이 붙을 수 없다. 이는 반인도적 범죄다. 이 점에서 볼 때 북한의 인권탄압은 북한 내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탈북자를 적극 도와야 한다. 그러나 그로 그쳐서는 안 된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폭로하고 파헤쳐야 한다. 굶주림과 죽음의 공포 속에 방기된 북한주민. 그들의 참상을 외면하고 침묵하는 것이 바로 죄악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