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라고 같은 청바지가 아니다.
가격이 보통 100달러를 넘고, 작은 구슬들이 물방울처럼 허리밴드에 촘촘히 장식된 ‘로베르토 캐벌라이’ 는 1,840달러나 한다.
청바지 하면 의례 생각하는 그런 청바지들이 아니다. 수십년동안 똑같은 모양과 색깔에 같은 데님 천으로 만들졌던 ‘미국인의 청바지’에 일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화려한 수나 장식이 들어가기도 하고, 걸레 빤 물에 빤 것처럼 염색이 된 것들도 있다.
평균 150달러 이상 불구 십대들 열광
운동화와 함께 스타일의 심볼로 부상
바지하면 의례 떠오르는 모습을 단연코 거부한다. 일례로 어메리칸 이글(AE)은 업소내에 주문형 코너(customization station)를 만들어 십대 고객들이 데님 바지에 장식수를 놓기도 하고 면도칼이나 꺼칠한 돌로 바지를 박박 문지르게 한다. 익스프레스는 금빛 페인트로 멋들어진 시구를 손으로 휘갈겨 써 넣은 ‘프리티 그라피티’ 진을 120달러에 팔고 있다.
기존의 청바지와는 유전자가 다른 것 같은 이들 ‘럭서리’ 진바지들은 요즘 젊은이들, 특히 십대들이 갖고 싶어 미치는 ‘패션의 엘리트’로 우뚝 섰다.
이 디자이너 진은 옛날 부모들이 아무 때나 입고 나가던 바지가 아니다. 이젠 진을 먼저 사고 거기에 맞춰서 치장을 한다. “진을 입을 때마다 맞춰서 신는 신도 달라진다.
어떤 진에는 운동화, 어떤 진에는 굽이 낮은 구두, 어떤 진을 입을 때는 드레시한 신발을 신는다”고 맨해턴에서 일하는 28살 질 클라인먼은 말한다. 진이 의상의 중심이 된 것이다.
시장조사전문회사인 NPD패션월드의 마샬 코헨은 “운동화와 진은 이제 스타일의 상징이 됐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요즘 십대들은 기꺼이 지불한다. 용돈이 보통 주100달러는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돈은 크게 문제가 안된다. 오히려 맘에 딱 드는 패션을 골라내는 것에 골몰한다.
100달러가 넘는 진에 기꺼이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은 십대들이 진 시장의 제1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추세에 비춰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NPD패션월드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데님 바지를 가장 많이 입은 연령층은 13세부터 17세로 35세-54세 계층을 1위 자리에서 밀어냈다. 전체 의류 판매는 올들어 5월까지 3%가 떨어졌으나 진 바지는 10%나 증가했다.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등 연예인들이 입는데 따라 폭발적 인기를 끌게 된 디자이너 진이 반짝 유행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이미 패션의 중심에 섬으로써 새로운 부티크 브랜드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춤출 때 배꼽 드러나듯 속속 나오고 있으며, 배꼽 아래 배까지 훤히 보이는 골반바지(low rise)는 이미 아랫배가 흉하게 나오지 않는 한 입는 스탠다드 디자인이 되고 있다. 이런 때문에 150년 전통의 리바이스 스트라우스까지 150달러가 넘는 디자이너 진을 생산하고 있다.
‘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의 새스 브라운은 “20년전 캘빈 클라인에서 40달러짜리를 내놓는 것을 보고 경악했었는데 지금은 디자이너 진 평균가격이 150달러를 넘는다”고 말한다. 60년대 이후 청바지가 상징해온 평등과 반체제문화의 따귀를 때리는 가격이다.
75달러 이상 고가의 진은 아직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하다. 2001년 점유율 3%에서 올해 현재는 4%. 개별 회사 판매고에서도 익스프레스는 최고가 품이 5%, 리바이스는 1% 미만이다. 그러나 그 성장세가 고속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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