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태풍 ‘루사’가 사상 최대의 인명·재산 피해를 내며 한국 전역을 휩쓸고 간 직후 ‘모국 수재민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본사 성금 접수창구에는 ‘비탄에 빠진 피해자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다’며 각계 각층에서 성금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벌써 성금 접수를 시작한 지 한달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도 한인들의 온정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엄마의 손을 잡고 본사를 찾은 6살 배기 꼬마를 비롯 주급 절반을 수재민 돕기에 쾌척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며 너스레는 떠는 20대 세탁소 종업원, 가족여행을 위해 비축했던 비상금을 수재의연금으로 기탁하고 여행은 다음으로 미뤘다는 40대 신사.
여기에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에 몸을 기댄 채 고향 사람 도와야 한다며 손수 성금을 내러 나온 70대 노인까지 모두가 모국 수재민 돕기에 한마음 한뜻이다.
이같은 한국 수재민에 대한 한인들의 온정물결은 어느덧 미국사회에도 알려지면서 일부 미국인들이 동참, 한인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주 수재의연금 운동을 벌인 브루클린한인회에는 한 백인여성이 찾아 "한국 수재민들의 고통을 나누는 것은 물론 지난 번 9.11테러 때 한국민과 한인들이 미국민들에게 보여준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고 싶다"며 성금을 기탁했다.
브롱스 헌츠포인트 마켓에서 일하고 있는 미국 중년남성도 "태풍 피해로 인한 한국 수재민들의 비참한 생활 모습을 TV를 통해 봤다"며 "작은 정성이나마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뒤돌아보면 그동안 한인과 미국인들이 이처럼 한마음 한뜻이 돼 서로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나선 적이 없는 듯 하다.
미국속에서 한인과 미국인들은 마이너리티(Minority)와 머저리티(Majority)의 관계로 오히려 서로간의 이해 충돌로 인해 마찰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비록 ‘9.11테러’와 ‘태풍 피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매개가 됐지만 앞으로 서로의 기쁨은 물론 아픔을 나눌 수 있는 관계로 지속시켜 나가길 기대해 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