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한인 이민자가 늘어나는 것을 대체로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없지는 않겠으나 한인들의 일반적인 정서는 한인 이민자 증가를 환영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공통분모는 ‘이민’이다. 모르긴 해도 모든 이민자의 속앓이는 ‘외로움’일 것이다.
그렇다보니 부지불식간에 한인들이 많이 이민오기를 기대하는 것일 게다. 가족중 한사람이 이민을 오면 다른 가족들도 따라서 오게 되는 것도 그러한 심정의 발로다.
9.11테러 이후 한인들의 미국이민이 급격히 줄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의 씁쓸한 느낌도 그러한 정서와 연결된다.
월드컵 신드롬으로 이민자가 아예 끊기다시피 했을 때 연승으로 벅찬 가슴속 한켠에 서성거리던 공허감도 그와 다르지 않다.
이민자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외로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족들이 줄어들고, 그것을 예상 못한 자신의 선택이 초래할지도 모르는 일종의 자괴감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상념은 떠올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올 하반기부터 한인들의 미국 이민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열리는 해외 이주 설명회마다 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는 소식이다.
미국에 먼저 온 이민자 입장에 싫지는 않는 소식이다.
그럼에도 마음이 유쾌하지 않는 것은 이민사유 때문이다.
월드컵으로 고양됐던 한국에 대한 환상이 무너진 것이 이민 폭증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9.11테러, 월드컵으로 이민을 망설였던 사람들이 월드컵이 끝난 후 일상으로 복귀해보니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현실에 더욱 절망, 이민을 결심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이든지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던 승리감이 월드컵 이전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정치, 경제, 교육 현실에 부딪히자 더 큰 좌절로 변한 것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민 폭증 소식을 듣는 한인들은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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