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가 종합병원’으로 불리는 LA메디칼센터는 개성파 의사들의 집합소다. 개성파의 선두주자는 류마티즘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내과의 황선호씨. 의료업계에서 그를 ‘토탈 엔터테이너‘로 불린다. 중학교 때부터 30여 년간 연마해온 그의 색서폰 실력은 웬만한 프로들은 저리 가라할 수준. 과거에는 모 전자제품 업소의 광고에 색서폰을 들고 ‘특별출연’한 경력이 있을 정도다. 게다가 ‘Unchained Melody’로 시작되는 그의 노래 레퍼토리는 듣기만 해도 감탄사가 나온다.

점잖은 외모의 이면에 숨겨진 ‘끼’가 있어 의사협회 송년파티나 선교목적의 콘서트가 있을 때면 그는 어김없이 악기를 들고 무대를 누빈다.
3년 전부터 선교단체인 ‘바하 힐링 미션’의 일원으로 2개월에 한번씩 바하 캘리포니아로 빈민 의료봉사를 나가기도 하는 황씨는 “본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재주 때문에 의사협회에서는’파티담당’이라는 새로운 직함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의 재산목록 1호는 색서폰 3개, 풀룻 3개, 피아노 2대, 기타 2개, 바이올린 1개.

교정치과의 문대원씨는 이미 한인타운에 널리 알려진 스포츠광.
초등학교 때 리틀리그에서 투수로 뛴 적이 있고 18세 때 미국에 온 뒤로는 야구, 농구, 풋볼에 묻혀 살았다. 92년 개업 후에도 여가시간을 쪼개 하루평균 2∼3시간씩 신문과 인터넷에 몰두했고 96년부터 5년간 라디오방송의 객원 리포터로도 활약했다.
올 6월 월드컵기간 중에는 직원들과 함께 붉은 악마 유니폼을 입고 진료에 임했을 정도. 덕분에 환자들이 아픈 곳 얘기 보다 스포츠에 관한 대화만 나누려고 해 난처한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연세대 재학시절 학생회장으로 ‘깃발’을 날렸고 남가주 연대동문회장도 지낸 소아과 전문의 이하성씨는 오랫동안 손에서 놓았던 붓글씨에 다시 빠져있다.
2평 남짓한 병원 내 공간에서 붓글씨에 빠져있을 때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정신이 맑아진다는 게 그의 설명. 요즘엔 이민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느라 ‘여명’이라는 글자를 되풀이해 연습중인 그는 2세들이 한국의 전통 서예를 배울 수 있도록 서당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 밖에 신실한 크리스천으로 매년 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등지로 의료선교를 떠나는 외과전문의 안영국씨, 동양선교교회 최연소 장로인 발 전문의 강모세씨, 다이어트 요법에 심취해 있는 내과의 김광철씨, 약사에서 변신한 척추교정의 김신자씨,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출근하는 위장내과의 최명기씨, 한인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산부인과의 낸시 김씨, 5년 전부터 연말파티를 이끌어온 보철치과의 이병무씨도 개성파 6가 한인들이다.
<하천식 기자> cshah@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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