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미장원 나들이, 친구들과 점심 수다도
왈라왈라 인근에 사는 그레이스 로벨 할머니에게 연세를 물으면 ‘열여섯 순정’이라고 농담한다. 그녀는 지난 23일 16세가 아닌 106세 생일을 맞았다.
찬송가 제목대로‘어메이징 그레이스’라는 별명을 가진 그레이스 할머니는 60년대부터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왈라왈라 읍내에 간다. 미장원에 들러 머리를 손질하기 위해서다.
머리 손질과 염색이 끝나면 할머니는 역시 단골 식당에 가서 단짝‘계집애들’과 점심을 즐긴다. 그녀는 102세 때까지 매일 동네에 있는 카페에서 아침과 점심을 먹었다. 지금은 없어진 그 식당의 주인은 할머니가 늘상 먹
는 조찬메뉴(물렁한 토스트에 계란 프라이 한 개와 베이컨 두 조각을 얹은
것)에‘그레이시’라는 이름을 붙였을 정도였다.
그레이스 할머니는 1896년 9월 23일 캔사스주 폰태나에서 태어나 4살 때 왈라왈라로 이주했다. 1917년 얼 로벨과 결혼한 그녀는 교도소 사감을 포함
해 온갖 험한 일을 다 했다. 그녀의 동서인 나오미 다드 할머니는 빨래판
사용법에서 병아리 사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을 여장부였던 그레이스로부
터 배웠다고 말했다. 그레이스는 지금도 전기 세탁기를 인류문명의 최대 발
명품으로 꼽고 있다고 다드 할머니는 귀띔했다.
그레이스 할머니는 남편과 외동딸을 앞세워 보냈지만 자신의 다섯 자매들은 모두 건재하고 있다. 바로 밑의 동생이 올해 102세, 막내인 펀 프레이
저 할머니가 93세이고 그 사이에 99세와 95세 동생이 있다. 아마도 장수 혈
통인 것 같다고 그레이스 할머니는 말한다.
항상 분주하게 살아온 그레이스 할머니는 비만증 등 성인병에 신경 써본 적
이 없다. 지금도 특별히 먹는 약이 없지만 혈압은 정상이다. 그녀는 70세
때 볼링을 배워 즐겼으나 92세 때 시력이 떨어져 중단했다. 핀이 보이지 않
아 볼을 옆 사람의 레인에 던졌기 때문이다.
집에서 24시간 간병 보조원의 보호를 받는 그레이스 할머니는 오래 전에 죽은 사람의 안부를 묻는 등 가끔 정신이 오락가락하지만 식당에서 점심 값 내는 것은 결코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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