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천재 뉴턴은 보통 사람들 눈에 바보로 보였음직하다.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자연현상이기 때문이다. 지동설을 주장한 천재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는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었다.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믿는 세상에서 혼자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학설이 정립되지 않았다면 오늘날에도 여전히 바보나 광인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원래 천재와 백치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한다. 차이가 있다면 그들이 처한 시간과 장소가 다르다는 점일 것이다. 대학 나온 실업자와 고교 중퇴자면서 연봉 14억달러를 받는 테넷 회장 제프리 발바코는 소득 면에서만 차이가 날 뿐이다. SAT에서 거의 만점을 받은 학생에게도 대학 입학 낙방통지서가 날아든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문명이기를 발명한 에디슨은 공부를 너무 못해 학교에서 구제불능으로 퇴학 맞았다.
천재들이란 어떤 사람일까? 무엇이 다를까? 이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계속돼왔지만 정답은 없다. 신경세포의 조직과 어떤 관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정도의 견해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바 있다. 머리 좋은 사람일수록 정보를 전달하는‘뉴론’(신경세포) 조직이 더 복잡하고 효율적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두 신경학자가 1985년 아인슈타인과 재능 있는 사람 11명의 두뇌를 비교한 결과 아인슈타인의 뇌에는 정보전달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신경세포가 다른 사람보다 4배나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을 있게 한 원인인지, 아니면 그 결과인지는 역시 밝혀내지 못했다.
금세기 초 영국의 엘리스라는 학자는 오랜 연구 끝에 ▲대부분의 천재는 아버지가 30세 이상, 어머니가 25세 이상일 때 태어나며 ▲어린 시절은 대개 병약하고 ▲독신자들이 많으며(코페르니쿠스·데카르트·갈릴레오·뉴턴) ▲한쪽 부모를 일찍 여윈 사람들(퀴리부인·다윈·디킨스)이라는 통계적 사실을 밝혀냈다.
신세대 학자들은 천재들의 공통적인 사고방식, 기질, 성격 등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하버드대 심리학자 가드너는 천재들이 기존의 고정관념에 속박되지 않고, 지적인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깊은 사고에 알맞게 내향적이라고 주장한다. 아인슈타인·프로이드·피카소·스트라빈스키·엘리어트·간디·마사 그레엄이 이런 조건에 들어맞는 다는 것이다.
프린스턴 대학교수로‘수학의 신’이라고 불린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쿠르트 괴델도 그런 부류의 천재일 듯하다. 그는 24세 때인 1930년‘불완전성 정리’를 발표, 수학계 뿐 아니라 사상계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는 수학적 명제가 존재한다(제 1 불완전성 정리)”는 것과“여기에는‘수학은 그 내부에 모순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명제도 포함된다(제 2 불완전성 정리)”고 설파했다. 그의 이론은 그때까지 모순 없는 가장 완전한 지식으로 간주돼온 수학을 뿌리 채 뒤흔들었을 뿐 아니라 여타 학문에도 큰 충격을 던져 학자들 사이에‘괴델 붕괴’로 불리고 있다.
천재가 성취한 잠재력이라면 바보는 아직 이루지 못한 잠재력이다. 실패는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 자만과 과신 때문일 경우가 많다. 실업자나 대학 낙방생은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런 결과라도 있다.
천재와 백치의 차이는 분명하지 않지만 양쪽에 똑같이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것도 여러 번 주어진다. 자포자기하지 않고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서는 정신자세가 관건이다. 사과가 떨어지듯, 기회가 오는 것도 물리적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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