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자격증도 미제면 Good!’
한국에서 미국 자격증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미국 자격증=고소득’이란 인식으로 관련 학원마다 문전 성시를 이루고 있으며 미 자격증 소지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흔히 알고 있는 MBA뿐 아니라 공인회계사, 재무 분석가, 심지어 간호사, 한의사까지 취득 업종도 다양해졌다.
미 투자경영분석협회(AIMR)가 인증하는 금융 투자분야 전문가(CFA) 시험의 경우 올해 응시한 한국인은 지난해에 비해 72%가 치솟은 5,300여명으로 국가별로는 4번째로 많았다. 이는 한국에 진출한 미 은행에서 근무할 경우 CFA자격자가 평균 20-30%의 연봉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CFA전문학원 관계자는 “자격 취득에 최소한 3년이 걸리는 등 까다로운 시험에도 불구 금융, 증권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에게는 몸값을 올리는 자격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 때 붐을 일으켰던 미 공인회계사(AICPA)도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여전히 인기다. 한국 CPA의 경우 시험을 다 보는데 최소 3년이상이 소요되지만 AICPA의 경우 미국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불편만 제외하면 재무회계, 특수회계, 미 상법, 회계 감사 등 4개 과목으로 간단하며 1차 시험만 치르면 되기 때문이다. AICPA 시험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한화로 약 600만-700만원에 이른다.
한국내 자격증 소지자가 없거나 희소성이 있는 미국 자격증을 찾아 몰리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투자 분석사(CPIM), 재무위험 관리사(FRM), 감정평가사(MAI)과 같이 생소한 미 자격증이 새롭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개인들의 미 자격증 취득 열풍에는 기업들의 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들은 주 5일 근무제와 연계해 국제 자격증을 준비하는 직원들에 한해 수강료 전액 혹은 일부를 부담해주고 있다.
미 자격증은 특히 미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근 ‘익스프레스 티켓’으로 통하기도 한다. 간호사 시험(NCLEX)의 경우 일단 합격만 되면 영주권이 나오는 취업 이민이 보장되고 초봉 연 5만 달러의 고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한의대를 졸업한 학생이나 한의사들이 미 한의사 시험(NCC AOM)에 도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에서 동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주마다 자체적으로 침구사와 미 한의사 자격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늘 새로운 자격증을 요구하는 정보기술(IT)업계에서도 미 자격증의 위력은 대단하다. 이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인증시험(MCP).
MCP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공인제품 전문가(MCPS), 솔루션개발자(MCSD), 시스템 엔지니어(MCSE), 공인강사(MCT) 등 다양한 분야가 있으며 MCSE의 경우 불과 1-2년새 취득자가 1만 명이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해광 기자>haek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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