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화운동 시애틀 후원자들‘격세지감’회상
전대통령 방문때는 ‘민주주의 장례식’ 데모도
김대중 대통령의 시애틀 방문을 맞아 유난히 감회가 깊은 한인들이 있다.
김동건(85)·이선복(69)·전계상 씨 등 시애틀 지역 원로 한인들은 박정희 독재정권의 핍박을 피해 미국에서 민주화 운동을 벌였던 DJ에게 워싱턴 대학(UW) 강연회를 주선하고 세계 각국에 DJ 구명운동 편지를 보내는 등‘빨갱이가 아니냐’는 눈총을 받으며 DJ를 후원했었다.
임기 중 마지막 해외여행지로 시애틀을 찾는 김 대통령을 맞아 이들로부터 회고담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DJ가 시애틀에 몇 번이나 다녀갔나?
▲김동건: 73년과 83년 등 3번 다녀갔다. 한번은 비행장만 경유해 갔다. 83년 4월 방문 때는 UW서 교수와 학생은 물론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국 정세 강연회를 세 차례 열었다. 한국의 반독재 민주화 투사가 시애틀에 오자 주류 언론인들이 엄청 몰렸다.
- 당시 시애틀서 DJ를 후원했던 분들은?
▲김: 80년 워싱턴주 인권옹호 협회를 결성, UW의 제임스 팔레 교수와 브루스 커밍스 교수, 목사, 정치인등 7명의 비 한인과 이선복·전계상·최익환·김현중·김해붕·김형중, 그리고 나와 내처(김진숙) 등 8명이었다.
-이 협회가 해 온 일은?
▲김: 전두환 집권 당시 DJ 사형선고 구출위원회를 결성, 미국을 비롯한 본, 독일, 캐나다, 영국 국회에 구명 편지를 보냈으며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의 시애틀 방문 때는‘대한민국 민주주의 장례식’의 관을 만들어 그들이 묵고 있는 호텔 앞서 수 차례 시위를 벌였다. 대부분 한인들은 본척 만척했다.
- DJ와의 첫 인연은?
▲이선복: 71년 대통령 선거 때‘독재 정권에 맞선 DJ를 지지하며 공명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투고와 함께 성금을 보냈는데 이 글이 실린 후 인연이 돼 시애틀 오시면 집에서 식사 대접을 하곤 했다. 이런 사실이 중앙정보부에 알려져 서울에 사는 형님이 협박을 받기도 했다.
▲김:1954년 민주당 창당 때부터 인연을 맺었으며 DJ에게 비서를 추천해주기도 했다. 당시 린우드서 동양마켓을 했는데 공관서 협박도 받았고 불매운동도 벌어져 타격을 받았다. DJ가 세계 각국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 지난 8월과 10월 두차례 DJ를 만나고 왔다.
- DJ의 이번 시애틀 방문의 의미는?
▲김: 그의 민주화 운동을 가장 헌신적으로 도와준 곳이 시애틀이다. 워싱턴 DC 등 다른 대도시서도 반독재 민주화 운동이 벌어졌으나 시애틀서는 필리핀, 중국계 민주운동가들의 지지도 많이 받았다.
측근들의 비리로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100년에 한번쯤이나 나올까 말까한 훌륭한 지도자라고 본다.‘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그의 평화주의 지론을 항상 존경하고 있다.
한편, 지난주 한국 방문으로 이 좌담회에 참석치 못한 이익환씨는 DJ의 73년 UW 강연회 유학생 신분으로 총 학생회에서 강연비 300달러를 주선해준 기억이 있다며 그 당시 UW유학생들의 DJ지지 분위기를 전해왔다.
<김현숙 기자>
사진: 김대중 대통령 시애틀 방문을 맞아 30여년전부터 DJ의 민주화 운동을 도와온 이선복(왼쪽)·김동건씨가 옛 기억을 회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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