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오클랜드에서 올 들어 94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살인만 94건. 한 달에 약 10건, 하루건너 1건씩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라면 11월초에는 100건 돌파가 당연하고, 올 연말에는 120건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뉴스도 빅 뉴스가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오클랜드에서는 이것이 뉴스가 되지 않는다. 누가 죽었다고 해도 사람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미국 신문이나 방송도 마찬가지다. 단지 ‘몇 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카운트 성 보도에 그치고 있다.
경찰에서도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 범인을 잡았다는 발표는 거의 없다.
최근 워싱턴에서 발생한 연쇄 저격사건으로 미 전역이 떠들썩한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사건 발생건수로 보나, 사망자수로 보나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오클랜드 살인사건의 행진에는 왜 무관심할까.
경찰 분석에 따르면 오클랜드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대부분이 흑인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거의 마약과 관련된 나와바리(관할구역)싸움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그동안 발생한 사건에서 백인이나 다른 소수계 사람들이 죽은 경우는 없다.
오클랜드는 흑인거주자 비율이 70~80%나 된다. 이 같은 흑인거주비율은 미 전역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이들 중 상당수가 일정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직업이 없으니 소득도 있을 수 없고, 먹고살아야 하니 손쉽고 수익이 큰 마약판매에 손댄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기들 나름대로의 조직질서와 관할구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보복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사건의 속성상 경찰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도 자주 사건이 발생하다보니 뉴스가치가 떨어졌다는 주류 언론사의 고충도 이해된다.
그러나 이유야 어떠하든 오클랜드 살인사건의 행진은 흑인들만의 문제일 수 없다. 비록 흑인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고, 다른 민족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해도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살인사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그것에 대한 무관심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