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작가 이혜리씨 스탠포드대 강연서 탈북자 인권관심 촉구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북한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 우리 친척에겐 끝난 일이지만, 지금 중국에는 수많은 탈북자들이 도피중입니다. 그들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나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6.25 전쟁통에 잃어버린 큰아버지를 아버지 이재학씨와 어머니 이덕희씨와 함께 1년여 계획을 짜 결국 큰아버지 가족을 북한에서 탈출시켜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재미작가 이혜리씨는 "미국사회도 탈북자들에의 인권문제에 깊은 관심을 쏟아야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5일 스탠포드 대학 엔시나 홀에서 열린 한국학 런천 세미나에 특별 강사로 초빙된 이혜리씨.
이씨는 외할머니 백홍용씨의 일제시대와 6·25 등으로 이어지는 수난의 역사 속에서 한 여성으로서 감내했던 생의 아픔을 그린 소설 ‘Still life with rice’(한글판 제목 ‘할머니가 있는 풍경’)을 96년 출간, 미국 문단에서 화제를 모았던 여성 작가이다.
특히 그녀는 할머니가 잃어버린 아들의 북한 생존 사실을 확인한 상태에서 그 소설을 끝냈던 이야기를 치밀하게 꾸미고 마침내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 감동의 순간을 완성했던 의지의 한국 여성이기도 하다.
이날 이씨는 자신 가족의 감동적 사연들을 소개한 ABC 방송국의 나이트라인 방송 녹화분을 70여명의 참석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이제 내 운명을 바꿔서라도 아들을 찾고 싶다는 할머니의 소원은 이루어줬지만 아직도 20만명이 넘는 탈북자들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혜리씨의 큰아버지 이용운씨 일가족의 탈북 뒤에는 ‘할머니가 있는 풍경’이라는 책이 있다.
전쟁통에 잃어버린 아들과 47년만에 상봉하고 그 일가족을 탈출시킨 백홍룡 할머니가 바로 그녀의 외할머니이다.
이혜리씨는 "너무나 무모해 보이는 탈출계획에 주저하던 조선족 안내인들도 제 소설을 읽고 나서 마음을 움직였다"며 이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사는 우리 가족들끼리도 때때로 의견충돌을 빚었고 북한을 탈출하려는 친척 가족들까지도 결심하기전까지 서로 싸웠다"면서 탈출과정의 고뇌를 설명했다.
이씨는 끝으로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 분의 삶은 활자로 남아 소중한 가족의 의미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킬 것"이라며 또 하나의 작품 탄생을 예고했다.
<홍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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