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일생동안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보십니까?
“상당히 멍청한 질문이군요. (대답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다른 질문 없어요?”
- 그토록 염원했던 월드시리즈 챔피언 링을 다 잡았다가 놓친 사실이 평생 마음의 짐으로 남을까요?
“어림없지요. 내가 그것 때문에 평생을 시달릴 것 같아요? 다른 질문.”
27일 벌어진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1-4로 패해 평생의 소원인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이 사라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슬러거 배리 본즈는 경기 후 불편한 심기를 반영하듯 기자회견 내내 아픈 곳을 찌르는 질문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만 38살. 17년간 산전수전을 겪으며 쌓아온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본즈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반열에 올려놨으나 그에게는 아직 꼭 하나가 부족했다. 바로 월드시리즈 챔피언 링. 꿈에도 그리던 그 링은 거의 본즈의 손안에 들어왔으나 마침내 잡았다고 느낀 그 순간 마치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이미 만장일치로 본즈의 차지로 결정됐던 월드시리즈 MVP 트로피도 날아가 버렸다.
MVP 트로피쯤이야 있든 없든 문제도 아니었지만 손안에 들어왔던 챔피언 링을 놓친 것은 본즈에게 평생 한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무려 17년, 아니 평생을 벼르고 별러 처음으로 올라온 월드시리즈가 아니던가. 홈런기록, MVP 수상기록, 역대 최고선수중 하나라는 평가 등 이미 모든 것을 가진 본즈로서는 선수로서 남은 유일한 목표였던 월드시리즈 챔피언 링을 놓친 것이 평생 마음의 짐으로 남지 않을 수 없다. 신경질적인 강한 부인은 오히려 그 사실을 더 잘 느끼게 해준다.
더욱 본즈의 속을 타게 만드는 것은 이번이 그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우선 불혹을 바라보는 자신의 나이가 문제고 팀 동료들도 결코 젊다고 할 수 없다.
자신과 함께 오펜스를 이끌었던 제프 켄트는 프리 에이전트로 자이언츠를 떠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지휘봉을 잡았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거취도 불분명하다. 다음 기회가 언제 올 지 거의 막막하다. 결국 처음 두 질문에 대한 본즈의 솔직한 대답은 모두 ‘Yes’. 하지만 본즈의 자존심(?)을 이를 허락치 않았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퍼스타 본즈는 지금 메이저리그 경력 1달짜리 20살 풋내기(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부러울 것이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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