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섭섭하시겠습니다."
"네. 그렇군요"
야구광인 나를 보고 주위 분들의 동정어린 말씀에 달리 할말이 없다.
그 옛날, 보잘것없던 한국야구에 혜성처럼 나타나 일본 프로팀에 입성한 백인천 선수의 고교시절 게임부터 또 김웅룡, 박현식 ,배수찬 선수등이 포진해 처음으로 일본을 꺾은 아시아 야구대회를 거쳐 도미후 처음 지켜본 메이저리그 야구등 일생을 야구에 빠져온 나로서는 이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월드시리즈 패배는 참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현실이었다.
물론 ‘자이언츠’팀이 뉴욕에서 옮겨온 50년대 이후 줄곧 목을 빼고 기다리던 북가주의 수많은 야구팬들에 비하면 나의 실망은 그래도 덜한 편이지만 30여년전을 따라다닌 나의 서운함도 별로 덜하다고 말하기가 힘들다.
70년대초 한여름 밤에 살을 에이는 혹독한 안개바람속에서 이가 딱딱 마주치는 추위속의 캔들스틱팍 시절 7회까지 8대0으로 ‘LA 다저스’에 뒤지던 ‘자이언츠’가 9회말 2사후 지금의 ‘배리본즈’ 아버지인 ‘바비본즈’의 만루홈런으로 9대8로 역전승하던 짜릿한 추억등 야구는 내 인생의 한부분을 널찍하게 차지한게 분명하였다.
89년도의 지진속에 있었던 월드시리즈는 오클랜드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지만 그래도 한동네팀이 우승을 해서 그런대로 위안이 되었지만 시려오는 가슴을 가누기가 힘들다.
식당에서 TV 중계를 보다가 박찬호 선수 (당시에는 LA 다저스 선수였다)가 ‘배리본즈’에게 홈런을 맞자 나는 환호성을 질렀고 많은 한국 동포들의 눈총도 받아야했다.
물론 박선수가 다른팀과 경기할 때는 박선수를 응원했지만 나의팀 ‘자이언츠’와 맞닥드릴때는 안으로 굽는 팔은 핏줄도 어쩔 수가 없었다.
시즌동안에는 ‘메이저리그’의 각팀의 ‘스코어’를 확인해야 잠이 들 정도로 중독증세 비슷하게 접어든 게 이십여년이나 되었다.
이번에 ‘자이언츠’ 덕아웃에는 베이커 감독의 세 살짜리 아들들과 여러 선수들의 아들들이 밷보이로 등장해 가족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즐거웠지만 내년부터는 아이들의 참가가 힘들 것 같다.
’마크 맥과이어’의 한시즌 홈런기록을 깬 ‘배리본즈’가 열 살도 안된 나이에 밷보이로 등장하던 때부터 ‘캔들스틱’엘 다녔으니 나도 ‘자이언츠’의 우승에 학수고대하는 맹렬 팬들 틈에 끼일 자격이 있겠다.
한 여름밤에 시베리아를 연상케하던 ‘캔들스틱...’
그 후로 두 번씩이나 타주로 팔려갈뻔 했던 ‘자이언츠....’
’산호세’와 ‘산타클라라’ 주민투표에서 구장건립안이 연속으로 부결되었을 때의 참담함을 이기고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퍼시픽벨’ 구장이 건립되었을 때의 감격은 야구광이 아니면 동감하기가 힘든 일이다.
구장이 들어선 자리가 ‘윌리 메이스’ 플라자로 명명되고 구장 우측 담장을 넘어 배리본즈의 홈런이 떨어지는 곳을 ‘맥카비코브’라고 명명한 것을 장기간 ‘자이언츠’팀을 응원해온 팬들에 대한 멋진 보답이다.
지난 토요일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7회까지 5대0으로 ‘자이언츠’가 리드하자 ‘샌프란시스코’에는 갖가지 축하파티가 준비되었다가 역전패 당하는 바람에 김이 다 빠져버렸듯이 오늘 이 글의 재목도 "와 이리 좋노"에서 졸지에 "우째 이런 일이" 로 전락한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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