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일찍이 일어나 컴퓨터에 앉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려고 영상 시’중년의 외로움’을 만들고 있는데, TV를 보고 있던 남편이 다가와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아예 의자를 바짝 끌어다 앉으며 내가 하는 작업을 지켜본다.
아마도 TV로는 그 심심함을 풀 수 없었나보다. 아님 그도 외로움을 느낀 건지, 그 망할넘의 중년의 외로움......
잠시 작업을 멈추고, "자기도 외로워?" 물으려다 왠지 껄끄러워 못 물어보고는 "자기야 심심해? 내 놀아 줄까?"하는 나의 말에 "됐어, 계속 작업해" 하며 그래도 떠날 생각을 안 한다.
새벽에 일어나 계속 컴퓨터 앞에 몇 시간을 앉아 있던 나, 공부한답시고 툭하면 밤새우는 나에게, 고시 공부 하냐고 대충하라며 한마디씩 던지는 내 중년의 남편, 그도 정말 외로움을 내 옆에서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아니 내가 외롭게 만들어 놓고는 모르는 척, 못 본 척 나도 모르게 지나쳐 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오늘에서야 해보았다.
어릴 적부터 엄마보다도 아빠만 찾던 아들도 이젠 컸다고 아빠보다도 친구를 더 찾고, 나 또한 사업에 바쁜 남편 때문에 외롭지 않으려고 일년 열두 달 그 말 이기려고 그 말 견디려고 공부에 사진에 글까지 쓴다고 온 몸을 비틀어 짜며 그를 외면하였다.
근 몇 년을 새로 시작한 사업 때문에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성난 바람 불붙이듯 발뒤꿈치 땅에 붙일 틈도 없이 달려가던 남편, 나에게 3년만 제발 봐 달라고 하여 날 학교로 밀어 넣었던 남편이 이제사 훠이 훠이 뒤돌아와 심심해한다. 아니 외로워한다.
어쩜, 그도 진작에 그 중년의 외로움을 느꼈을 텐데, 그는 새 사업 시작하면서 한 그 말에 대한 책임의식 때문에 나는 공부한답시고 너무 바빠서 서로 그렇게 모르는 척 지나쳤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입에서 막상 ‘외롭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쩜 난 절망보다 더 지독한 그 느낌이 안으로 안으로 울려 퍼질 것이란 위기감에 하던 작업 얼른 마무리하고는 눈웃음 샐샐 흘리며 그에게 "자기야 내 놀아 줄께!!!하며 슬그머니 다가간다. ^^
남편이여, 혹여 외로움을 느끼거들랑 나에게 기척이나 하여라. 절망보다 더 지독한 말 흘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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