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키에서 혼자 거주하고 있는 김정열 할머니(78)는 5일 미국에 와서 난생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하지만 김정렬 할머니가 5일 투표를 마치기까지 우여곡절 또한 많았다.
김 할머니가 지금껏 한번도 참여하지 않은 투표를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한국인으로서 한인후보에게 한 표라도 지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생각만 굴뚝 같을 뿐, 막상 투표를 하자니 어디서 무엇부터 해야할지 전혀 몰랐다고 한다. 김 할머니의 사정을 들은 노인대학의 한 친구가 투표에 앞서 유권자등록신청을 해야 한다고 알려줬고 이를 들은 김 할머니,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에서 예비선거일이었던 9월21일 투표 대신 당당히 혼자 등록신청을 했다. 투표하는 날 등록신청을 한 것이다.
김 할머니는 ‘한국사람이 한 사람도 없어 그냥 ID하고 노인대학에서 받아 기입한 등록신청서를 내밀었더니 투표소직원이 등록을 시켜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등록만 했을뿐 투표에 관한 상세한 설명은 알아듣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김 할머니는 그래도 11월5일이 투표일 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날 김 할머니는 ‘신청을 여기서 했으니 투표도 여기서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를 찾았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이곳 유권자 등록명부에 김 할머니 이름이 나와있지 않았다. 그때 우연히 기자를 만난 김 할머니는 투표소가 다른 곳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김 할머니의 주소지는 와일더 애비뉴에 위치, 링컨 초등학교가 올바른 투표소였다.
기자와 함께 링컨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아 등록자 이름과 주소를 확인한 후 무사히 소중한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투표소를 빠져나온 김할머니의 얼굴에는 그제서야 환한 미소가 보였고 난생 처음 미국에서 내 손으로 직접 투표를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듯 ‘너무 기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영어 한마디 못하는 78세 김 할머니가 포기하지 않고 당당히 투표권을 행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한편으론 김 할머니 같은 한인들이 많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한인언론 및 봉사단체에서 우선 해야 할 급선무가 무엇인지를 기자에게 일깨워 주었다.
또 영어도 할 줄 알고 김 할머니보다 신체적으로 자유로운 젊은 한인 유권자들이 너무 쉽게 투표권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김현조기자(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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