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세계 드러난 작품 45점 전시
내년 1우러8일~15일 ‘갤러리 32’
경북 청송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7인의 중인 장기수들이 자유를 갈망하며 교도소 생활을 상징적으로 그린 작품 전시회가 뉴욕에서 열린다.
이들은 살인, 강도죄 등으로 무기나 10년 이상 장기형을 선고받고 청송 교도소와 대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수감자들에게 3년째 그림을 지도해온 캐나다 교포인 전 가정의학 전문의 강신영씨의 미술반 학생들이다.
’백야’를 주제로 내년 1월8∼15일까지 맨하탄 32가 소재 한인 화랑 ‘갤러리 32’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유리병 속에 갇힌 자신과 목탁 안에서 고개만 내민 다람쥐, 창 살안 유리병 속에 있는 시계 등 장기 복역자로서 자신들이 처한 내면의 세계를 잘 드러낸 정물화와 자화상 45점이 선보인다.
안전을 위해 밤에도 불을 밝히는 청송 교도소에서 하얀 밤을 지새우며 그림을 그렸기에 ‘백야’라고 지었다.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어머니로 불리는 강씨는 뉴욕의 한미예술협회(회장 최대식) 회원으로 자신도 미술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배웠기에 재소자들 각자 스스로가 그림을 공부하도록 미술에 관한 여러 서적을 구입해 교도소로 날랐다. 그래서 이들의 스승은 렘브란트, 루벤스, 미켈란젤로, 고흐, 김홍도 등 세계 최고의 화가들이다.
강씨는 자신이 취미로 그린 호랑이 그림을 보고 97년 미국 연방 교도소에 수감중인 사형수로부터 호랑이 그림을 배우고 싶다는 편지를 받게 돼 그림 그리는데 필요한 일체의 용품과 금전적 도움을 주게 된 것을 계기로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한국의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있다.
2002년 10월 강봉학 소장의 적극 지지로 청송 교도소에 미술반이 탄생했다. 강씨는 사진이나 남의 그림을 베끼는 행위는 절대 금하며 항상 실물로만 그리도록 해 이번 전시 작품 모두 짧은 시간내 실물로 그린 것들이다.
그는 남한테 빚지지 말 것, 한 달에 잡비는 1만원 내외로만 쓸 것, 담배, 도박에 손대지 말 것 등 8가지 수칙을 정하고 이를 어긴 재소자들은 미술반에서 가차없이 퇴출시키는 방식으로 교화시켜 나갔다. 이제는 미술학도가 다 된 그의 문하생들은 뭔가 변화하겠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그림공부에 푹 빠져 있다.
문화생들 중 실력이 뛰어난 7명은 지난 달 서울 관훈동 하나아트갤러리에서 가진 첫 전시회에서 그림이 12장이나 팔리는 좋은 반응에 힘입어 광주 무등 예술관(14∼20일)에 이어 내년 뉴욕에서 미국 전시회를 갖게 됐다.
최대식 한미예술협회장의 주선으로 뉴욕에서 전시될 이들의 작품은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재소자들의 희망도 담고 있다.
강씨는 "지난 3년 동안 오직 연필로만 스케치를 하며 빛과 그림자와 싸워왔고 이제는 어둠속에서 빛을 따라 나오려는 우리 아들들의 몸짓이 있다"며 "문하생 장기 복역수들이 모두 출옥하게 되는 2014년까지 미술반을 계속 지도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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