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디자인계 최고권위
‘골든키상’받은 이경수씨

마리나 델 레이에 ‘LBL 건축·인테리어’라는 작은 사무실 벽에는 그동안 그의 손을 거쳐간 대형 호텔과 리조트 사진들, 그리고 수많은 디자인 재료 샘플로 가득 걸려 있었다. 또 직원들 책상은 각종 도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일반인은 구분할래야 할 수 없는 수천종의 색종이들이 기준 색깔별로 가지런히 정돈돼 있어 이 사무실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업계에 몸담은지 올해가 딱 20년이라는 그는 얼마전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끽한 탓인지 얼굴이 더욱 밝아보였다. 다름아닌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계의 아카데미상이라 할 수 있는 ‘2002 골든키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스피텔러티 디자인 매거진’과 ‘국제 호텔·모텔·식당 매거진’이 공동으로 수여하는 이 상은 건축·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는 전세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호텔로비 디자인, 호텔 일반객실, 호텔 스위트룸, 좌석 110석 이하 및 110석 이상 식당, 스파 앤 리조트, 시니어 리빙 등 7개부문에 걸쳐 엄정한 심사를 통해 그해 가장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낸 이에게 돌아간다. 때문에 수상자는 자연히 실력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국제적인 명성도 얻게 된다. 이씨는 좌석 110석 이하 식당부문 디자인에서 상을 받았고 그의 작품이 격월제로 발간되는 하스피텔러티 디자인 매거진 11월호 표지사진으로 실리는 덤까지 얻었다.
이씨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디자인의 대상이지만 디자인 세계에 정답이란 없다”며 “결국 전문가와 대중이 인정하고 만족해 할 때 잘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한 보다 쉬운 설명을 요청하자 그는 “건물을 지을 때 콘크리트 구조물이 끝난 뒤 건물내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 즉 색상과 형상 등을 하나로 묶어내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정상의 반열에 올랐지만 이씨가 처음부터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연세대 건축과 졸업한 뒤 한 건축설계 회사에 근무하던중 대기업이 발주한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미국인 건축가를 만나면서 국제적인 감각 필요성을 절감했고 건축만으론 전체의 안과 밖을 모두 소화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이 프로젝트가 끝나자마자 그는 사표를 내고 1987년 유학길에 올라 캐나다 뱅쿠버에 있는 브리티지 컬럼비아 대학에서 건축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에 진출, 인테리어 디자인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자신이 맡았던 서울의 한 특급호텔 실내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던 이씨는 “항상 ‘사용자를 위한 인테리어 디자인’이란 철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며 “공사를 발주한 건물 소유주와 이따금 대립이 생길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 창출에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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