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시 어떻게 하나
워싱턴 DC 경찰청 내 공동작전 지휘센터.
이 곳에는 주요 도로와 지하철역, 학교, 쇼핑몰 등 시내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를 통해 들어오는 교통 상황과 시민들의 행적이 대형 스크린에 24시간 제공된다. 시민들의 일상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경찰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의 감시 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버지니아주 버지니아 비치를 찾는 관광객들은 해변 곳곳에 설치된 특수 감시카메라를 통과해야 한다. 이 카메라를 통해 스캐닝된 얼굴 정보는 경찰 파일과 대조해 범죄자를 식별하는 데 사용된다.
플로리다주 탬파시의 미식 축구 팬들은 2년 전 경기장 입구에 설치된 이 같은 얼굴 인식 카메라에 익숙해져 있다.
미국은 현재 ‘작전 중’이다.
대 테러전 차원에서 개인의 모든 사생활까지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TV에 등장하는 9ㆍ11 테러 장면이 공포와 불안을 자극하는 사이 거리와 집 안마당까지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고 이메일과 신용카드 기록 등 신상 정보는 정보요원 손에 넘겨지고 있다.
최근 공공도서관들은 도서관 대출 프로그램 정보를 넘겨달라는 정보 당국의 요청을 받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들은 정보 당국이 특이한 사상적 성향을 지닌 개인을 추적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개인 정보를 빼내가고 있다고 고발하고 있다.
신용사회의 토대가 되는 각종 디지털 정보도 감시망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초병 역할을 맡고 있다. 신용카드 뒷면의 마그네틱은 한 개인이 어떤 비행기를 타고 차를 어디서 빌리는지 체크한다. 감시의 눈길은 식생활 습관을 파악할 수 있는 슈퍼마켓 단말기에까지 미치고 있다.
출퇴근길도 감시 대상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도입 예정인 통행료 자동 납부 시스템은 인공위성으로 출퇴근 차량의 운전 패턴을 일일이 추적하도록 돼 있다.
길게 줄을 늘어선 채 신발과 내의까지 검색하는 공항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 항공 안전에 조바심이 난 항공우주국(NASA)은 검색대에 선 개인의 뇌파와 호흡 등 신체의 미세한 변화를 탐지해 위험 인물을 걸러내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미 국방부가 전세계 테러리스트를 추적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 없이도 인터넷 메일이나 통화기록 신용카드와 여행정보 등 모든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전자 저인망식 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1984년’에서 예견한 ‘빅 브라더’(Big Brother)의 살벌한 감시사회가 현실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보안업체들은 미국 전체에 설치된 폐쇄회로 TV는 200만 대 이상으로, 지난해 뉴욕을 오가는 사람들의 경우 하루 평균 73~75분간 감시 카메라에 녹화됐다는 통계도 내놓았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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