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5만명 운집 월드컵후 최대인파
월드컵 축제의 장이 분노와 추모의 장으로 바뀌었다.
미군 장갑차에 숨진 두 여중생을 추모하고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14일 오후 서울 등 전국 60여 지역(경찰 추산 7만명 참가)과 미국, 독일, 호주 등 해외 12개국에서 동시다발로 열렸다. 특히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광화문에 이르는 도로에는 6월 월드컵 이후 최대 인파인 5만여명의 인파가 운집, 촛불로 온 거리를 밝히는 장관을 연출했다.
낮부터 서울시청 앞에 모여든 시민들은 ‘주권회복의 날, 10만 범국민 평화대행진 여중생 추모행사’를 마친 뒤 “SOFA 개정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아리랑을 부르며 밤 늦게까지 촛불행진을 벌였다. 행사에서 문정현 신부는 “부시 미 대통령의 사과에는 SOFA 개정, 책임자 처벌 등이 빠져있다”며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고, ‘아시아평화연대’의 월든 벨로 필리핀대 교수와 ‘오키나와 여성행동’의 구와에 데루코씨도 집회에 참가,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주변을 운행하던 택시와 승용차들도 추모와 호응의 의미로 경적을 울렸으며 동남아 노동자 수백명도 참여해 분노를 함께 했다. 한 미국인은 “부시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설가 조정래씨 등 문예인 200여명은 이날 오후 시국토론회를 열고 행사에 참여한 뒤 철야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전국적으로 198개 중대 2만3,000여명을 동원, 미국관련시설 보호에 나섰으나 큰 불상사는 없었다.
이날 미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과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러시아 모스크바시내 미 대사관 앞 등에서도 교민과 유학생, 현지인들이 모여 촛불시위를 벌였다.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는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서울 광화문 등 전국과 해외에서 또다시 대규모 촛불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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