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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 크기의 ‘흰공’이 마지막 남은 9볼을 힘차게 때리며 한쪽 구석 포켓에 정확히 밀어넣는다. 게임 끝. 기막힌 샷을 성공시키며 들고 있던 큐(Cue)를 치켜 들어 승리를 표한다.
지난 14일 하와이언 브라이언스에서 열린 ‘알로하 오픈 9볼 토너먼트’에서 128명을 누르고 당당히 첫 우승을 차지한 한인계 피비 최(27.사진)의 결승전 모습이다.
그녀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3천5백달러의 상금과 우승기념반지를 트로피를 대신해 받았다.
올해로 구력 7년째인 피비 최는 이번 우승을 발판으로 내년부터 여자프로당구협회(WPBA) 투어에 정식으로 참가하게 됐다. 피비는 한인 사탕수수농장 이민부부의 후손이다. 그녀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1947년, 한국에서 하와이로 이민을 왔고 마우이에서 피비의 아버지 최동명씨를 순산했다.
현재 피비는 언니 라넬 최와 함께 아버지(재정설계사)의 회사일을 돕고 있지만 그녀는 늦어도 4~5년 내에 세계 최고의 여자 포켓볼선수가 되겠다는 당찬 꿈을 갖고 있다.
피비가 가장 좋아 하는 여자프로포켓볼선수는 엘리슨 피셔(30). 엘리슨은 지난 4년간 각종 포켓볼대회에서 29번의 타이틀을 휩쓸며 세계 1위에 오른 여자프로선수다. 피비는 엘리슨이 매 경기마다 보여주는 불과 같은 열정과 그녀의 인간미에 반했다고 한다.
피비가 포켓볼을 처음 시작한 건 19살 때. 바(Bar)에 일하는 친구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포켓볼 치는 사람들을 보게 된 피비는 상당히 쉬운 스포츠도 있구나 했다고. 하지만 포켓볼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이에 흥미를 느낀 피비는 그때부터 당구장을 자주 드나들며 사람들과 게임을 통해 독학으로 포켓볼을 배우기 시작했다. 술과 담배, 사내들로 득실 거리는 당구장 출입을 아버지가 허락할 리가 없었다. 때문에 아버지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다는 피비. 하지만 그녀의 천재적인 포켓볼 실력은 놀랄 만큼 빠르게 향상됐고 구력 7년생 치고는 정말 뛰어난 고수가 됐다.
"딱딱한 경기는 재미없어요", "전 경기 도중에도 관중들과 농담도 하고 제스처로 긴장을 풀기도 해요". 겉으로 발랄하게만 보이는 피비는 알고 보면 당찬 아가씨다. "포켓볼의 가장 중요한 건 바로 ‘강한 정신’이에요", "만약 그것이 없다면 위기 때마다 긴장하고 손이 떨려 실수를 하죠", "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강한 정신력이에요".
한인계 피비, 비록 한국말은 할 줄 모르지만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그녀는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포켓볼대회에 참가해 할아버지, 할머니 고향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그녀는 내년 WPBA투어 참가를 위해 맹훈련중이다. 옆에서는 언니가 매니저 역할을 해주며 도와주고 있다. "아직 스폰서가 없어 자비로 모든 대회참가경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제 실력이 널리 알려지면 스폰서 희망자가 줄을 서지 않겠어요?"라며 차세대 세계최고의 여자포켓볼선수 일등석자리를 미리 예약했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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