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친 유지따라 한국장교 찾는 매그로씨
▶ 시카고 군기지서 인연 ... 가족처럼 지내
"한번도 가본 적 없는 한국을 고향 이상으로 사랑했고 한국인에게 가족 이상의 정을 보여준 어머니의 뜻을 기려 친분을 나눴던 한국군 장교들을 찾아 한국에 어머니의 유골을 뿌려주고 싶습니다."
한국과 한국인을 그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미국 할머니의 유골을 한국에 모시기 위해 미국인 유족들이 친분이 깊었던 한국 장교를 애타게 찾고 있다.
버지니아 비엔나 소재 연방 해군 크레딧유니언에 근무하는 토니 매그로씨의 새해 소망은 한국을 고향처럼 느끼며 살다 지난해 10월 27일 알츠하이머병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코빈 매그로씨의 유골을 한국에 모시는 것.
매그로 할머니는 60년대 초 한국군 장교들이 군사교육을 받던 시카고 소재 사바나 군수기지 인근에 살면서 한국군 장교들과 첫 인연을 맺었다. 큰 딸이 한국군 장교와 만나면서 많은 한국군 장교들이 주말이나 휴일이면 매그로씨의 집을 찾았고, 이 인연으로 매그로씨는 그녀의 집에 ‘한국인의 집’이라는 한국어 문패를 달기도 했다는 것.
매그로씨는 당시에 차가 없던 한국군 장교들에게 차편을 제공하고 도움이 필요한 장교가 있으면 어머니처럼 돌봐줬고 한국군 장교들은 답례로 매그로씨 가족에게 밥 김치 등 한국음식을 만들어주고 아리랑 도라지 등 한국노래와 간단한 한국말도 가르쳐 주는 등 가족처럼 지내고 살았다. 특히 매그로씨의 친절에 감동한 한국군 장교들은 박해철, 권준해 중령의 이름으로 1979년 사바나 군수기지로 떠나는 김 모 소령 편에 감사패를 만들어 전달하기도 했다. 사바나 부대에 도착한 김 소령은 감사패를 매그로씨에게 전달했고 이 스토리는 1979년 한국일보 시카고판에 크게 소개되기도 했다.
매그로씨는 새로 부임한 김 소령에게도 친절을 베풀어 심한 독감으로 김 소령이 크게 아팠을 때는 극진하게 간호했고 가족을 한국에 두고 온 김소령과 주말에는 캠핑도 함께 하는 등 가족처럼 지냈다고 딸 토니씨는 회상했다.
토니씨는 "어머니가 김 소령과 94년 경에 마지막으로 연락이 닿았던 것 같다"며 "이름은 알 수 없는 김 소령이 당시 어머니에 대령으로 진급했다는 소식을 전했던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토니씨는 "어머니는 비록 한국에 한번도 가 본적은 없지만 한국을 가슴 속에 품고 살았다"며 "유언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돌아가신 어머니가 편히 쉴 곳은 한국이라고 생각해 화장한 어머니의 유골을 간직하고 김 소령 등 인연을 맺은 한국 장교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씨는 어머니가 생전에 항상 "미국인은 한국인과 한국문화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며 "특히 한국인의 효도하는 전통과 친절한 마음씨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토니 매그로씨는 김 소령에 대해 아는 한국인의 연락을 거듭 당부하고 어머니의 뜻이 이뤄지기를 기대했다.
연락처:7734 Schelhorn Rd., Alexandria VA 22300, (703)629-4369, (703)255-8192.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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