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 문제 처리를 둘러싸고 레토릭과 행동에 괴리가 존재한다. 또 행정부처간 이견이 첨예하다. 정부 내 대립이 극명하게 드러난 이슈라 할 수 있다. 특히 국방부와 국무부와 갈등이 심각하다.
북한 문제는 외교정책에 도덕성을 가미하는 게 위험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악의 축’으로 지목했으면서 어떻게 협상을 할 수 있는가.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한반도의 정치 군사적 현실로 인해 협상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 같다.
파월 국무장관은 클린턴 행정부의 협상 전략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비쳤으나 체니 부통령, 안보보좌관, 국방부의 매파들에 의해 유화 전략을 흐지부지됐다. 북한이 새로운 양보를 하기 전에는 절대로 협상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 득세한 것이다.
처음엔 대북 정책을 확정하지 못하다가 2002년 중반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를 특사로 북한에 보내면서 미국은 협상의지를 구체화하는 듯했다. 부시 행정부는 대담한 제안을 북한에 제시할 참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은밀하게 핵 개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게 됐다.
매파는 북한의 공갈 협박에 굴복해 양보해서는 안되다며 본 떼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제공격을 주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미국의 군사정책은 그리 신통치 않다. 미국이 선제공격을 가하면 주한미군과 한국에 대해 가공할 피해가 뒤따를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이미 최소 2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지도 모르고 이를 사용할 수도 있다. 북한과 이라크는 엄연히 다르다. 이라크는 북한에 비해 군사력에서 월등히 떨어진다.
매파는 또 한국의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햇볕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미미한 것으로 보았지만 실제 한국인들의 지지도는 상당히 높았으며 한국인은 통일을 원하고 있고 미국이 이를 방해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점이다.
부시는 아직도 김정일을 욕하고 잇지만 파월은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공표하고 있다.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부시는 매파와 온건파 대립되는 의견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부시는 한국 문제에 있어서 도덕주의자와 현실주의자가 동시에 될 수는 없다.
데이빗 이그나시우스/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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