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뒤 달리기 ‘익스트림’골프 열기
“땀 빼고, 빨리 끝내서 좋다”
현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가끔 좀 별나게 골프를 쳤다. 샷을 날린뒤 골프 카트를 타거나 걷는 대신 공이 떨어진 지점으로 뛰어 갔다. “왜 달려가십니까?”라는 물음에 대한 그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왜 꼭 걸어야 하지?” 골프라고 반드시 걸어야한다는 룰은 없다. 뛰는 골프도 있다. 골프와 달리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운동을 섞으면 죽도 밥도 아닌 형편없는 졸작이 나올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상당한 운동효과도 거둘수 있고 무엇보다도 재미가 색다른 골프가 탄생한다. 이름하여 ‘익스트림 골프’. 한번 빠지면 보통의 골프는 싱거워서 못 치겠다는 매니아들도 적지 않다.
웹사이트 extremegolf.com에 따르면 이 별종의 골프는 지난 1979년 한 장거리 달리기 미국 기록보유자가 골프 한 라운드를 얼마나 빨리 끝낼 수 있는가를 생각하면서 개발됐다. 진기한 기록을 모은 기네스 북에서 골프 한 라운드 세계 최단 기록이 30분 22초란 사실을 읽은 그는 바로 이 기록에 도전했고, 1분이나 빨리 라운드를 끝내 버렸다.
이를 계기로 익스트림 골프가 일반에도 소개됐고, 90년대 중반에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 ESPN이 전국 규모의 익스트림 골프 대회를 창설하고 중계 방송을 하면서 저변이 확대됐다.
익스트림 골프는 일반 골프와 다름없이 진행된다. 다만 코스를 끝낸 시간이 최종 스코어에 반영되는 점만이 틀린다. 일례로 골프실력이 더블 보기수준으로 동호인 대회에서 100개를 쳤다면 거의 꽁지가 되겠지만, 라운드를 끝내는데 걸린 시간이 50분 13초였다면 익스스팀 골프의 채점 방식에 의한 최종 스코어는 150.13. 이 점수면 지난해 하와이에서 열린 전국 익스트림 골프 대회에 참가했더라도 중간은 된다. 하와이 익스트림 대회 우승 트로피는 84타를 치고 45분59초만에 라운드를 끝내 최종 스코어 129.59를 기록한 골퍼에게 돌아갔다.
물론 익스트림 골프에서도 일반 골프와 마찬가지로 잘 달리는 사람보다 골프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우승을 차지하기가 쉽다.
익스트림 골프를 즐기기 위한 첫 번 째 난관은 이런 별난 골프를 칠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점일 것이다. 재미가 특별하고 전국 규모로 대회가 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골프 코스에서는 익숙하지가 않다.
발렌시아 소재 비스타 발렌시아 골프 코스는 LA인근에서 익스트림 골프를 맛보기 위해 찾아갈 만한 곳. 이 골프장의 골프 프로인 그랜드 개리슨은 익스트림 골프 매니아들을 이끌고 있는 리더중 한사람. 그는 오는 봄이면 익스트림 골프 리그를 결성할 계획이다.
그는 “공을 칠 때 너무 생각을 많이 한다는 점은 많은 골퍼들의 취약점인데 익스트림 골프의 매력중 하나는 이를 간단히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몇 홀을 치다보면 개개의 샷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고 리듬을 찾게 되며 그럴 때쯤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골프를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고 이 별난 골프의 흐름을 설명한다.
이런 별난 골프다 보니 복장이나 플레이 방식도 보통 골프와는 다르다. 샷과 샷 사이 달리기 때문에 골프화 대신 일반 운동화를 신고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다. 또 땀이 뻘뻘 나기 때문에 일반 골프 복장 대신 T셔츠 한 장이 보통이다. 그러나 익스트림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반 골퍼들이 나타나기 전 아주 이른 시간에 필드에 들어서야 한다는 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