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관한 컨 코플린의 신간은 후세인의 차남 쿠세이가 지난해 지하벙커에서 후세인과 고위관료들 앞에서 행한 연설을 기술하고 있다. "각하께서 지시하시면 미국인들이 잠못 이루고 거리로 뛰쳐나오도록 만들겠습니다. 생지옥으로 만들어버리겠습니다."
장남 우데이는 지난주 이라크 언론과의 회견에서 "만일 미국이 쳐들어오면 9.11 테러사건은 소풍 정도로 느낄만한 엄청난 사태를 맞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유엔 사찰단의 보고가 있었고 이라크 공격에 대한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발언은 우리가 생각해 볼 일이다. 이라크 공격에 앞서 가장 먼저 자문해야 할 것은 "과연 우리가 안전할 것인가"하는 물음이다.
현실적인 답변은 "모른다"이다. 이라크 공격이 우리에 대한 위험을 감소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시킬 것이다. 중앙정보국 보고서가 지적했듯이 후세인은 궁지에 몰리면 자포자기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고 테러를 자행해 많은 인명살상을 야기할 것이다.
솔직히 거액의 전비와 우리의 장병들의 생명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겁쟁이 같은 소리일지 모른다. 자신감에 넘치는 거만한 매파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라크 사태는 원칙의 문제가 아니다. 비용과 혜택을 저울질할 문제다.
숭고한 원칙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베트남에서 치렀듯이 현실적인 문제를 도외시하면 낭패를 보게 돼 있다. 후세인을 몰아내고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심을 수 있다면 반대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상의 시나리오에 따라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것은 잘못이다. 최악의 상황도 가능하기 대문이다. 치열한 시가전, 반미확산, 알 카에다 재건, 요르단과 파키스탄에서 친미정권 전복 등등 미국에 불리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만일 파키스탄 친미정권이 붕괴되면 알카에다는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지도 모른다.
매파는 지금 후세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곧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카네기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의 군사력은 미국에 위협이 될만한 수준이 아니다. 과연 공격이 미국을 더욱 안전하게 할 것인가?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리기 힘들다. 다만 반대상황이 될 위험이 있음은 분명하다.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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