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릇한 막춤·격파술 이미지 변신
이제 손예진(22)이란 이름 앞에서 ‘신인 배우’란 타이틀을 떼야겠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클래식>에서 그는 2시간 가량의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손예진은 1인 2역을 맡았다. 어머니 주희와 딸 지혜를 번갈아 가며 연기했다. 영상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클래식>(에그 필름, 곽재용 감독)에서 손예진은 맑고 예쁜, 운명적인 사랑을 그렸다.
# 같지만, 다르다
“처음엔 어머니와 딸을 어떻게 하면 다르게 그릴까 고민했어요. 하지만 이들은 같은 운명의 실 타래를 엮어가는 한 인물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죠. 그 다음부터는 둘의 공통점을 찾으려 애썼어요.”
2대에 걸쳐 운명적인 사랑을 하는 점에선 같지만, 주희와 지혜의 성격은 다르다. 가슴에 담아두고 짝사랑하는 딸 지혜와 달리 60년대에 고교 시절을 보낸 어머니 주희는 오히려 사랑에 적극적이다.
준하(조승우 분)에게 먼저 접근하는 방법이 정말 ‘클래식’하다. 조각배에 태워달라 하고, 만남의 징표로 목걸이를 건네고, 부모의 눈을 속여 편지를 주고받는다. 이에 비하면 지혜는 친구 대신 상민(조인성 분)에게 ‘연애 메일’을 보내며 맘 속으로만 사랑을 키워간다.
“60년대나 지금이나 사랑의 감정은 똑같다고 봤어요. 그 시대를 알고 모르고가 중요한 게 아니죠.”
이렇게 말하는 그에게 ‘사랑을 해보기는 했느냐’고 묻자 대답 대신 살짝 눈을 흘긴다.
# 쑥쑥 자라다
<취화선>에서 고운 한복 자태를 자랑했지만 얼굴을 알리는 수준이었고, <연애소설>에선 차태현 이은주에 기댄 면이 있었다. 하지만 <클래식>은 온전히 손예진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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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같은 사랑… 참 묘한 것 같아
여기서 그는 다소곳한 평소 이미지를 깨부수듯 상상을 뛰어넘는 막춤을 추고(이 장면은 정말 봐야 안다), 우렁찬 기합과 함께 남자배우의 코피를 터뜨리게 할 정도의 격파 솜씨를 선보인다. 이런 노력이 한층 안정된 연기로 빛을 발했다.
2000년 <맛있는 청혼>의 주연으로 데뷔했던 그는 이후 두 편의 드라마와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열심히 달려왔다.
“아직 어린 제가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영화가 훨씬 어려워요. 정신적으로 더 힘들죠. 촬영하는 동안 불안하기도 하고. 하지만 첫 시사회에서 무대 인사를 위해 올라서 있을 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이 맛에 영화를 찍나 봐요.”
그는 다음 달 초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촬영에 들어간다. <클래식> 시사회가 끝나고 나서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제작사인 팝콘필름 한성구 대표는 많은 영화인들에게 축하 인사를 받았다.
‘손예진을 미리 잡아두는 행운을 얻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만큼 <클래식>에서 그의 매력이 돋보였다는 뜻이다.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사진=이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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