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Valentine’s Day)’다.
가족이나 연인들끼리 사랑을 고백하고 기념하기 위한 이날을 앞두고 한인사회가 점차 분주해지고 있다. 꽃집과 식당, 보석상 등 관련 한인 업소들은 오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고객 끌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몇 년 전까지 발렌타인 데이를 앞두고 누구 못지 않게 분주하던 한인 잡화업계 종사자들은 요즘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당장 눈앞에 닥친 특수 실종은 차치하더라도 전체 잡화업계 분야가 침체에 빠져있는 데다 안팎으로 조여오는 여러 상황이 당분간 크게 개선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한인 잡화업소들의 주고객였던 히스패닉과 흑인들의 구매력이 급감한데다 잡화를 취급하는 대형 디스카운트 스토어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체 시장이 크게 잠식되고 있다.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싼 가격을 앞세운 중국계 잡화업소들이 급팽창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한인 업소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어 한때 뉴욕 전체시장의 80%이상을 점유했던 한인 잡화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인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한해 퀸즈, 브롱스, 브루클린 지역에서 문을 닫은 한인업소들은 40∼50군데에 이르고 있는 반면 중국계 잡화업소는 지난 3∼4년 동안 무려 200여개가 늘어나 한인 잡화 업소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대형 스토어의 등장과 저가품을 앞세운 중국계의 시장 잠식 등 이미 예고된 어려움에 한인 업계가 대처하지 못한 준비성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계 등의 저가 공세에 맞서 상품의 고급화나 전문 매장으로의 탈바꿈 등 다각적인 차별화 경영 기법 등을 논의만 하다가 결국 탁상공론으로 끝나면서 현재의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들이다. "예전처럼 한인들이 주도하는 잡화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한인 잡화상의 한마디는 환골탈태하는 마음으로 한인 잡화업계가 끊임
없이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구해야 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뼈아픈 충고다.
김노열 <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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