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우리가 이라크와의 전쟁을 돌아볼 때 스스로에게 실망하리라는 심한 우려를 떨칠 수 없다. 많은 미국인들처럼 나는 전쟁을 지지하는 것도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전체의 3분의1은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미국이 ‘세계의 악’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으며 부시가 후세인에게 압력을 넣어 무장 해제토록 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블레어 영국 총리 말 맞다나 “후세인 제거는 인류를 위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에서의 승리가 중동 정치판도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쟁 지지자들의 생각에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군사 행동이 가져올 예기치 못한 사태에 우려하면서도 부시의 군비 증강이 전쟁을 하지 않고도 후세인을 쫓아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전쟁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필요한 장기간의 부담에 대해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전쟁에서 이긴 뒤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말이 없다.
이번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지난 번 걸프전 때 마무리짓지 못한 것을 이번에 끝장내자는 것이 진짜 이유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치기 힘들다. 이번 전쟁이 돈이 얼마나 들 것인지, 재정적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이 없이 후세에 그 부담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
전쟁이 끝난 후 이라크 재건을 우리 힘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미워도 독일과 프랑스의 협조가 필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체코와 폴란드,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이 우리편을 드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이들은 경제적이나 군사적으로 전후 이라크 재건을 도울 능력이 없다. 프랑스와 독일을 욕하기는 쉽다.
그러나 양국 지도자들은 유럽 여론을 따르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반전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는 없다. 반전운동가 중에는 조건 반사적으로 이스라엘을 증오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시가 후세인보다 더 큰 위협이라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다.
부시는 후세인이라는 존재의 위험을 세계에 알린 공이 있다. 문제는 그가 국내외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인 행동으로 군사적 승리를 민주주의의 승리로 연결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E. J. 디온/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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