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선인장’문예사조 시부문 신인상
애리조나의 한인사회에서 부동산 브로커 겸 에이전트로 널리 알려진 스캇 김씨(한국명 김성기·사진)가 본국의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한국문단(시부문)에 등단했다. 스캇 김씨는 지난 1월초 ‘문예사조’가 실시한 신인상 작품모집에 시-’애리조나 선인장’외 2편으로 응모,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김씨는 당선 소감을 “어느덧 40을 훌쩍 넘기다 보니 계절이 바뀔 때마다 떠나온 고국이 그리워지곤 하는 것이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한국인의 피가 힘차게 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 나이 열한 살 때 관절염을 앓던 이 아들을 등에 업고 몇 10원 버스요금을 아끼기 위해 십리 길을 마다 않으셨던 어머니, 왼팔 하나로 어머니와 결혼하시어 탄광 경비원으로 열심히 일하시며 5남매를 키우시고 얼마 전에는 위암수술까지 하셔서 많이 훌쩍 해지신 아버님을 뵈옵노라면 이 불효자는 뭐라고 위로를 드려야 할 지 말문이 막힌다. 우연히 찾은 시사랑 문인협회가 인연이 되어 이렇게 좋은 기회를 갖는 영광을 차지하게 되니 그저 모든 분들께 감사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심한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그 때, 그는 글 쓰는 게 좋아 그저 글을 썼었단다. 그 후 미국에 와서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느낀 것을 쓰곤 했었고 그 가운데 ‘애리조나 선인장’(아래)을 비롯 ‘겨울조각’ ‘그리움’ 등 3작품을 이번에 출품, 당선하게 된 것이다.
애리조나 선인장(Saguaro)
무슨 한을 그다지도 품었길래
온몸에 가시가 솟아나고
그 누굴 못 잊어
들도 타버려 까맣고
풀도 나지 않는
이 황량한 사막에 서 있는가
밤낮을 지키며
눈도 깜박이지 않고
부엉이가 제 몸을 파서 집을 짓는데도
상처를 보듬으며
사막을 지키고 있다.
오월이면 꽃을 피워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지만
매년 그대가 오기 전에 꽃은 떨어지고
이대로 지쳐버려
지금 죽는다 해도
백년은 여기 이 자리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김씨는 “내년 중반쯤 시집을 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홈페이지 www.azscottkim.zo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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