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종 어울리거나 기억하기 쉬운 전화번호 인기
교회도 9191(구원구원), 9101(구원영혼) 많이 써
신문 광고나 한인업소 전화부를 뒤적이다 보면 업종의 특성을 재치 있게 표출한 전화번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들 업소는 전화국이 무작위로 배정한 번호에 만족치 않고‘웃돈’을 주고라도 자기 업종에 어울리거나 고객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번호를 받아 광고 효과를 올린다.
예를 들어 갈비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한국식당은 9292(구이구이)를 배정 받아 고객들이 쉽게 예약전화를 걸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한인 부동산 에이전트들 가운데는 4989(사구팔구)나 8949(팔구사구)를 전화번호로 이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업소는 아니지만 한인교회들 가운데도 9191(구원구원)또는 9101(구원영혼) 등을 사용해 신도들이 기억하기 쉽게할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이 전화번호가 영혼구원 사업을 하는 한인교회의 전화번호임을 암시하고 있다.
업소 전화부를 보면 벨뷰 한인 장로교회, 지구촌 교회, 올림피아 새 시온 침례교회 등의 전화번호들이‘구원구원’과‘영혼구원’을 연상기시키는 9191 또는 0191을 사용하고 있다.
식당 가운데는 타코마의 금정식당, 벨뷰의 남대문 식당, 린우드의 미락 식당 등이 갈비나 곱창구이를 연상시키는 9292를 전화번호로 사용한다.
또 장 진· 안 협·이상규·이영환 씨 등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4989, 8949, 8989 등을 쓰고 있다. 데이빗 김 에이전트는‘연중무휴 삼백육십오일 중개활동’을 나타내는 3651을 사용하고 있다.
그밖에도 건축공사를 상기시키기 위해 0404(공사공사)를 전화번호로 사용하는 건축회사가 있고‘빨리빨리’를 나타내는 8282를 쓰는 미용실,‘친구친구’를 염두에 둔 7979를 쓰는 컴퓨터 업소도 있다.
남대문 가든 식당 대표인 정서원씨는“식당 분위기도 풍기고 손님들이 쉽게 외워 예약이나 투고를 주문할 수 있게 9292를 택했다”고 말했다.
버라이전 전화회사의 경우 이 같은 특정 번호를 신청하면 35달러의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데 업주들은 특수 전화번호로 인한 업소 이미지 제고 효과에 비하면 그리 큰 부담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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