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서양 건너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 태평양 건너서는 다른 위험하고 적대적인 정권이 미국의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이를 바꾸겠다는 신호를 매일 보내오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에 정신을 쏟고 있는 동안 동아시아에서는 우리 힘이 부족한 틈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부시는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고 폭격기를 보내 결의를 과시했다. 그러나 북한도 신문은 볼 줄 안다. 미 육군 10개 사단 중 8개 사단은 이라크 일대와 보스니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있다.
12개 항모 함대 중 5개는 페르샤만에, 3개는 정비 중에 있고 1개는 막 정비가 끝난 상태다. 지금 당장 행동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3 그룹뿐이다. 북한이 공격해 올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군대는 사실상 없다.
이와 동시에 부시의 호전적인 발언은 북한으로 하여금 시간이 없다는 생각을 갖게 할지도 모른다. 이라크와의 전쟁이 끝나 미국이 북한을 향해 충분한 병력을 배치할 때까지 과연 그들이 기다리려 할 것인가.
일본이 1941년 진주만을 기습한 것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 때도 미국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를 공격함으로써 정책을 바꾸려 한 것이다. 북한이 우리를 공격하거나 위협함으로써 협상 타결 쪽으로 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들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
우리가 현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여러 가지다. 하나는 지금 이라크와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뭘 잘못 했든 이제 물러선다는 것은 그 결과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사담은 국제 여론을 분열시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 결론짓고 대량 살상 무기를 적극 개발하려 들 것이다. 깡패 국가에 대한 억지력은 대폭 약화될 것이다. 이제 와서의 전쟁 포기는 ‘국제 사회’의 승리가 아니라 깡패국가의 승리다.
또 다른 교훈은 우리가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의 문제점은 94년이래 우리가 북한이 약속을 깰 때마다 선물을 주는 일을 반복해왔다는 점이다. 이런 식의 ‘대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 현 정권이 평양에 있는 한 동아시아의 안정은 불가능 하다.
현 상황이 주는 분명한 교훈은 우리가 중대한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처하기에 현 미군 병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부시는 하루 속히 미군을 증강해 북한이 오판할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
프레데릭 케이건/워싱턴 포스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