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역의 대표적인 직능단체인 뉴욕한인청과협회를 창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1974년 초대 회장을 지낸 전홍규 봉사실장이 후배들의 상용트럭운전면허(CDL) 한국어 필기시험을 돕고자 문제지 번역을 맡아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환갑을 훨씬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거의 매일 밤늦게까지 협회에 남아 두터운 돋보기 너머로 300개의 시험 문제들을 하나하나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을 벌써 3주 가까이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용트럭운전면허 문제는 일반 운전면허 시험과 달리 자동차 구조와 도로 법규 등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내용이 많아 어떤 경우는 일일이 자동차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해야 할 때도 많아 진척이 더딜 수밖에 없다.
전홍규 실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현재 전체 번역의 80%가 완료됐는데 이번 주까지 작업을 완료하고 이 달 말이나 늦어도 4월초까지는 한국어 필기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이번 한국어 시험은 여러 가지 점에서 중요하다. 91년께 일반 면허로는 상용 트럭을 운전하지 못한다는 법규가 만들어지면서 기존의 한인 운송업자들을 위해 한국어 필기 시험이 치러졌지만 특혜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지속되지는 못했던 것. 더구나 현재 시행중인 듣기 시험은 사람들이 익숙하지 못해 모두들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청과협회는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지난해 7월부터 뉴욕주 차량국과 긴밀한 접촉을 계속해 지난 1월 시범적으로 15명 이내의 인원으로 한국어 시험을 치를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다. 협회는 우선적으로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른 뒤 성과가 좋을 경우 한국어 필기 시험을 계속 시행해 일반인들도 응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봉사실장이라는 직책이 과거 청과상조회를 창립하면서 만든 것이어서 이 달 새로 출범한 새 집행부가 호칭을 ‘사무총장’으로 바꿀 예정인데 전홍규 실장은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마땅히 할 일을 하는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세목 회장은 "청과협회의 산증인으로 고령의 나이도 잊고 후배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전홍규 선배님에게 뭐라 감사를 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더구나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시기이니 만치 1년 정도 사무총장을 더 맡아달라는 후배들의 부탁마저 거절하지 못해 거듭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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