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이래 계속 존속해온 것들이 적지 않지만, 그 중에 꼭 낄 듯한 전쟁과 감기는 앞으로도 세상 종말까지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듯 싶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역사에는 영토분쟁, 식량 쟁탈, 종교갈등 등의 이유로 전쟁이 없던 해가 없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라크에는 포연이 자욱하다.
감기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개발한 예방약을 비웃기라도 하듯 감기는 매년 돌연변이 바이러스로 자신을 복제해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이라크 전쟁은 오래 전부터 예견돼왔고, 지구 반대쪽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승패가 뻔한 전쟁이기 때문에 미국에 사는 우리들은 별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테러리스트들의 보복 공격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수 분 동안 대 당 1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미사일 32개가 떨어지는 곳에 사는 사람들의 위기의식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요즘 서북미 사람들을 실제로 더 괴롭히는 것은 이라크 전쟁보다는 독감일 듯하다.
심한 몸살을 동반하는 이 감기에 걸렸던 사람들은‘토마호크 미사일 10대를 한꺼번에 얻어맞는 듯한 통증’으로 며칠을 고생했다고 말한다.
지난주부터는 이웃 캐나다에서 창궐해 사망자까지 낸 아시안 괴질(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에 대한 걱정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전쟁과 감기. 전혀 안 어울리는 이 두 개념의 공통점은 인류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는 것과 함께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무력충돌이 대화와 타협, 양보와 절충이라는 예방책이 있음에도 대부분 이를 무시해 일어났다는 것을 배웠다.
감기도 올해는 어떤 타입이 유행하니 조심하라는 예보를 여러 차례 들으면서도 무관심 하다가 큰 코 다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인생 팔십을 살면서 맞게되는 수많은 위험과 난관은 항상 전조나 경고가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를 무시하거나 무관심 하려는 우리의 본성이다.
전쟁은 너무 크고, 감기는 너무 작아서 우리가 떨쳐낼 수 없는 것일까?
<정락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