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고용시장 악화, 과거 연봉 절반으로도 한국기업 노크
미국의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고용시장이 악화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실직한 한인들이 구직을 위해 대거 한국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채용설명회를 가진 KT(한국통신) 관계자들은 예상외로 100여명의 고급인력이 몰리자 놀라움을 표시했다. 특히 불과 수년 전만 해도 한국기업은 우선순위에서 제쳐놓았던 스탠포드와 버클리 등 명문대학 졸업자와 석·박사급 인력들도 대거 지원해 미국 고용시장의 실업난을 실감케 했다.
한국 지·상사들의 인력채용 담당자들에 따르면 한국기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대졸 이상 고급인력들이 예년보다 2배까지 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달 미 전역에서 한인 교포자녀와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면접을 실시한 LG그룹은 5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약 10: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LG그룹이 지난해 실시한 채용면접에 270여명이 응시했던 것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것.
특히 지원자 중에는 석·박사급 인력도 15% 이상을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고급인력들의 구직난을 반영했다.
한편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기업에서 일고있는 감원바람을 타고 해고된 고급인력들이 한국의 대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미국기업에서 연봉 10-15만달러 이상을 받았던 고급 엔지니어중 실직된 사람들은 과거 연봉의 절반 정도만 제시해도 기꺼이 입사할 정도여서 한국기업들은 고급인력 확보를 위한 좋은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창사이래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 미주법인은 반도체와 컴퓨터를 중심으로 고급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수십명이 삼성 계열사에 입사, 일부는 본국으로 발령받은 사람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명 ‘하이테크 비자’로 알려진 H-1(단기취업)비자로 미국에 체류중 해고당한 한인들이 과거 거들떠 보지도 않던 교포들이 운영하는 기업으로 스폰서쉽을 찾아 구직문을 두드리고 있다.
프리몬트에 위치한 한 IT 장비업체의 대표는 "채용광고만 내면 과거에는 꿈도 꾸기 힘들던 고급인력들이 몰리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기술력 확보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본국 지상사의 한 인사과장은 "미국기업들의 감원바람이 계속되면 한국업체로 눈을 돌리는 인력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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