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머니 덕분에 예전에 비해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본다. 어머니는 좋아하는 드라마가 나오면 그걸 다 보시려고 늦은 밤까지 깨어 계신다.
우리 어머니가 유별나신가 했더니 친구어머니는 비디오를 빌려온 저녁에는 거의 무아지경으로 드라마를 보신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몇몇 친구분들과 서로 비디오도 돌려서 보시기도 하시고. 또 시청하신 드라마에 대해 서로의 의견도 나누시며 향유하신다. 어머니와 친구분들에게는 드라마를 보는 것이 유일한 Entertainment 인 것이다. 보는 것이 즐거우시니 피곤함을 모르시는 것이다.
사실 드라마 주제야 예전과 다를 바가 없지만 드라마를 보면 요즘 한국이 어떤지를 잘 보여주기도 한다. 어떤 때는 신세대들의 거침없는 행동에 기가 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난 그렇게 못해봤으니깐) 어떤 때는 말도 안 되는 황당한 내용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다시는 안보리라 일어나지만, 또 어느새 다시 앉아서 드라마를 보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아는 옛날 탤런트가 나오면 누구는 참 곱게 늙었고, 누구는 얼굴 성형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늙은 모습이 흉하다고 한마디하고. 저 탤런트 저 만큼 늙은 것 보면 나도 그만큼 늙었을 텐데, 그 탤런트의 가는 세월은 나와는 상관없이 내 마음은 언제나 20대인 양, 늘 젊은 탤런트들과 비교하게 된다. 저 배우는 어쩌면 저렇게 피부가 고운지, 키는 왜 그리 다들 큰지.
미국 드라마를 보려면 열심히 드라마 내용이 무엇인지 보아도 전부를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무슨 말을 하는지 열심히 시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를 볼 때는 공감대가 있으므로, 드라마 내용과 어떤 대화를 하는지는 저절로 알게되고, 그 외 잡담까지 늘어놓으면서도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사극을 볼 때는 조선왕조를 줄줄이 엮으면서 옛 역사를 짚어보기도 하고....
이런 이유로 해서 자꾸 한국드라마를 선호하게 되는 게 아니겠는가. 미국인과 결혼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왜 여기 사는 한국사람들이 한국신문만 보고 한국드라마만 보느냐고... 대답은 간단하다. 한국신문과 드라마는 즐기면서 읽고 볼 수 있는데, 미국 신문과 드라마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니 그건 Entertainment 가 아니고 Learning 이니깐.
이 나이에 주저앉아 한국 드라마 볼 여유 있는 내 삶이 아닌 줄은 알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그것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 같다. 아마 나도 이미 중독이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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