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민들은 그들의 운명을 결정지으려는 대다수 미국 관리들보다 훨씬 실용주의적이다. 워싱턴의 이론가들은 이라크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이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많은 이라크 주민들은 그다지 교조주의적이지 않으며, 과연 미국의 침공이 그들의 삶을 더 낫게 할 것인가에 대해 확실한 믿음을 갖기 전에는 기꺼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불행히도 많은 이라크인들은 지금까지 미군의 침공으로 그들의 삶이 한결 열악해졌다는 점에 분노하고 있다. 그들은 식량과 물을 잃었고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더러운 물을 떠다 식수로 사용하는 판이다. 한 바스라 주민은 "미군들은 우리를 동물로 취급하고 있다"며 분개했다. 아내와 6명의 자녀를 데리고 피난길에 오른 전직 군 장교는 "미군 덕에 생활이 나아졌느냐"는 질문에 "전혀 모르겠다"고 퉁명스럽게 쏘아댔다.
이 같은 민심을 무시하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우리가 생각한다면 곤란하다. 이 같은 분노는 자살특공대의 공격처럼 점차 위협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사담 후세인이 이들에게 제공해 온 기본적인 생활과 안전을 우리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문제다. 전쟁이 끝난 후에 하려면 늦을 것이다. 지금 이들의 민심을 우리 쪽으로 돌리려는 인도주의적 노력이 시급하다.
이라크 남부지역에 대한 구호는 아주 용감한 구호요원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식량을 실은 쿠웨이트 트럭을 호송하는 해병대원들조차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철저한 엄호를 요구하는 형국이다. 쿠웨이트 차량번호를 덕 테입으로 가린 후 시속 90마일로 바스라를 향해 달리는 동안 뼈대만 남은 탱크가 보였다.
바스라에는 가족을 위해 전장으로 10마일을 걸어 달걀을 사러 가는 가장도 있다. 지역 주민의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들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면 우리는 그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이 가족에게 달걀을 사주기 위해 총탄이 날리는 전장으로 10마일을 걸어가는 상황이 없어진다면.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뉴욕타임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