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이 시작된 지 1주일 밖에 안 됐지만 부시 행정부는 존슨 행정부가 월남전에서 1년 걸려 이룩한 일을 해냈다. 신뢰도의 추락이 그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작전 계획이 "훌륭한 것"이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사령관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알 수 있듯이 현실은 이와 다르다.
나는 육군 사병 이상 계급을 달아본 일이 없기 때문에 고위층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싶다. 그러나 현 전쟁 진행상황은 전쟁 목표의 하나인 아랍 민주화 실현을 위협하고 있다. 정작 민주화를 실현할 때쯤 가면 현 아랍정권은 모두 쫓겨나고 반미 강경파가 집권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시간을 오래 끌면 끌수록 아랍 친미정권은 위험하다.
만약 럼스펠드 말대로 원래 예정대로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면 왜 이런 작전을 세웠는지 물어야 한다. 한 달간 더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유엔 안보리의 지지를 확보했더라면 지금처럼 제4 보병사단이 도착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전쟁을 하는 것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부시 행정부가 진심으로 전쟁이 금방 끝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틀림없이 전쟁에서 이기기는 하겠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으로 봐서는 전후 복구작업이 일부 우려대로 비싸고 지저분한 것이 될 것 같다.
존슨은 신뢰도 추락으로 한번밖에 대통령을 못했다. 부시가 그 전철을 밟으리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라크는 월남과 다르지만 오만과 모든 것이 잘돼 가고 있다는 고집은 그 때와 닮아 있다.
리처드 코언/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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