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과 사막의 모래폭풍으로 악천 고투중인 미군들은 이 시간 어떤 음식을 먹고 있을까.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도 무거운 깡통식 씨레이션(C-ration)이나, 종이포장된 케이레이션(K-ration) 또는 디레이션(D-ration) 같은 상자 곽들을 짊어지고 다니며 까먹고 있을까.
천만에. 미 국방부는 지난 91년 걸프전 사막폭풍작전 당시 처음 실전 테스트된 가볍고 간편한 파우치식 즉석군용식량 ‘MRE’(Meals Ready to Eat)를 꾸준히 개선해 최근 전투 병사들에게 식사시간만큼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훌륭한 별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걸프전 당시 MRE는 병사들 사이에 ‘누구나 거절하는 음식’(Meals Rejected by Everybody)이라고 불릴 정도로 형편없었으나 이후 10년간 품질향상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금은 등산, 사냥, 여행 애호가 등 일반인들의 비상식량으로도 인기를 누릴 정도다.
최신 MRE는 앙트레부터 디저트와 음료수까지 24종의 컴비네이션 패키지로 구성돼 있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베지테리안 패키지도 따로 준비돼 있다. 끼니 당 1,250칼로리를 제공하며 내용물을 냉동건조 시키지 않고 일반 음식과 동일한 방법으로 조리한 후 각각 강력 파우치법으로 포장해 한번 밀봉하면 일광과 공기에의 노출이 0%이기 때문에 저장수명은 상온에서 10년 이상 간다.
무게는 패키지 당 약 1.5파운드에 불과하고 상자처럼 모서리가 있거나 깡통처럼 무겁지 않아 휴대가 간편하다. 또 패키지에는 MRE 히터백도 들어있는데 봉지 안에 화학 반응으로 열을 일으키는 성분이 있어 물을 붓고(비상시 소변사용도 가능) 45도 각도로 세우면 1∼2분후 물 끓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백 안이 뜨거워지며 10여분간 지속된다. 음식 파우치를 이 백 안에 넣으면 ‘3분요리’ 식으로 따끈한 즉석음식을 먹을 수 있다.
MRE 앙트레 메뉴로는 비프 스테이크, 데리야키, 타이 치킨, 그릴드 치킨 브레스트 등의 육류와 잠발라야, 스패니시 라이스 등 곡류, 스파게티, 라자냐, 라비올리 등 파스타와 사이드디시로 감자, 달걀요리, 데친 야채 등이 있고 이 밖에 비프저키, 크래커, 케이크 등 디저트 및 군것질 거리와 잼, 젤리, 피넛버터, 토바스코 소스, 소금, 설탕, 아이스티, 커피, 물티슈, 냅킨 등이 들어 있어 야전 중에도 그럴 듯한 식사를 할 수 있다.
한편 미 식품업체들은 개전 이전부터 미군 식량, 특히 MRE 납품권에 눈독을 들여왔는데 국방부 선정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납품계약을 따내기가 쉽지 않았다. 현재 납품권을 획득한 업체들로는 프록터 & 갬블, 키블러, 켈로그, 내비스코 등이고 일반인에게도 온라인 주문을 통해 종류에 따라 6∼7달러 선에 판매하는 업체들도 있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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