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회 전미체전을 놓고 두 단체가 한치의 양보 없이 대회 강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아틀란타와 달라스에서 각각 체육인들이 체전을 치르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로 통합하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지만 양측의 주장이 너무도 완강하다. 이제 재미대한체육회의 뿌리가 어디에 있느냐, 어느 쪽이 정통성이 있느냐는 논쟁은 부질없어 보인다. 여기에는 대한체육회의 잘못도 크다고 본다. 전국체전 참가를 위한 초청장을 누구에게 보내느냐에 따라 재미대한체육회가 인정을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또 재미대한체육회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벌어진 법정공방도 체육인들을 사분오열 흩어지게 만든 요인이다. 친하고 소원한 관계, 학연이나 지연 등으로 회원들끼리도 나눠지기 십상이다. 현재 미국내 ‘재미대한체육회장’이라고 주장하는 회장들이 무려 5명이나 된다. 이들은 서로간 소송으로 온통 얽히고 설켜있다. 무슨 떡고물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그렇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재미대한체육회장 자리에 앉으면 스폰서를 통해 들어오는 돈을 굴릴 수 있고 한국정계에 대한 입지도 강해진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재미대한체육회장을 둘러싼 자리공방이 회장을 추종하는 회원들을 따라 이리저리 나눠지게 되는 셈이다. 예컨대 시카고대한체육회의 경우 3명이 각각 지회장을 자처하며 종목별 단체를 나눠 갖고 있다. 한곳은 달라스로, 한곳은 아틀란타로, 한곳은 관망중이라는 것이다.
LA의 경우에도 체육회가 두 곳이다. 그중 한 곳은 달라스로 가고, 또 한 곳은 아틀란타로 오겠다고 한다. 한인체육회라는 단체의 현실이 이렇다. 복수단체를 만들어 서로 암투를 벌이는 그런 형국이다. 물론 체육인끼리 동호인 단체를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단체가 커질 경우 문제는 다르다. 그런 단체의 장은 공인으로 인식된다. 공인들끼리 서로 자리를 놓고 다투는 모습은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의 해를 욕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이럴바에야 차라리 전미체전 보다는 지역별로 체육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아틀란타는 아틀란타대로, 뉴욕은 뉴욕대로 자체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다민족 체육대회도 좋고, 동네별 생활체육대회도 좋다. 미주 전체 체육인들이 한 곳에 모여 경기를 치르기에는 한인사회가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오순도순 모여 체전을 즐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가능한 것만 아니다. 이제라도 체육인들이 감투싸움 대신 합리적인 룰(rule)에 따라 진정한 스포츠맨 정신을 발휘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
/김상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