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삯바느질 집에서/그때까지 이름도 모르고 있던/섬의 포구까지는/먼 먼 여로였다/그 포구에 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그 남자는 그 여자의 사진을/사탕수수밭 노동자 막사의/희미한 등불 밑에/들여다 보고 있었다./(중략)그 여자가 낯선 남자./남편의 얼굴을 대했을 때/남자는 여자보다 13년 연상이었다./여자는 공손하게 웃저고리의 비단고름을 풀었던가?/그 여자의 천막 같은 옷은/남자들이 태우고 있던 사탕수수밭으로부터/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으로 가득했었다’(캐시 송의 ‘사진신부’ 중에서)
미주한인 이민 100년의 희로애락이 한 권의 책으로 묶어져 나왔다.
이민 100주년 기념 전국 10대 사업의 하나로 워싱턴 기념사업회(회장 박윤수) 주도로 발간된 이민 100주년 기념문집 ‘사진신부’(한국 월인출판사 간)에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표 한인 작가 60명의 시, 소설, 수필, 평론 등의 작품이 실렸다.
미주 한인문학의 효시인 소설가 강용흘 부터 주목받는 신예작가인 이창래, 캐시 송 등의 작품이 수록된 ‘사진신부’에는 워싱턴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작가 10여명의 작품도 실려있다.
작가 선정은 고원, 최연홍, 정효구, 변완수, 명계웅, 이계향, 송상옥, 이동하씨 등으로 구성된 편집위원들이 담당했다.
편집인으로 문집 발간의 실무 책임을 맡은 워싱턴 기념사업회 김행자 부회장(전 워싱턴문인회장)은 "척박한 외지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어려운 시절을 살아 온 이민자들의 삶이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며 "문학을 통해 200만 미주동포가 하나되고 소중한 문화유산과 한민족의 얼이 후세에 전수되는 교량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한글판인 ‘사진신부’와 함께 영문판 이민 100주년 기념문집인 ‘Surfacing Sadness’도 곧 발간할 예정이다.
680여 페이지 분량의 ‘사진신부’는 비매품으로 총 1,000권이 인쇄됐다. 워싱턴 기념사업회는 오는 6월8일 한성옥에서 ‘사진신부’출판기념회를 갖는다.
문의:김행자 부회장(410-916-1711, 410-747-8082).
곽기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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