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방선주 교수 논문화제
이민국 도서관 자료인용
1889~1902년 한인 실태
1903년 게일릭호의 호놀룰루항 도착 이전에 이미 미 본토와 하와이에 200명 이상의 한인이 거주했었다는 자료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특히 이 중 114명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했던 것으로 밝혀져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4일 USC 동아시아 도서관에서 열린 이민100주년 기념 학술 회의에서 원로사학자 방선주(68) 교수가 1892년부터 시작된 미 이민국의 연례 보고서 자료를 인용해 쓴 논문을 통해 발표됐다. 이민국 도서관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이번 논문(제목:Late Nineteenth Century Korean Immigrants To America)은 1899년 이후 한인 이민자의 규모 뿐 아니라 성별, 나이, 정착지, 직업, 초기 이주비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어 이민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문에 따르면 ▲1899년 22명 ▲1900년 71명 ▲1901년 47명 ▲1902년 28명 등 1903년 이전에 이미 168명의 한인이 미국에 입국했다. 방 교수는 “이민국 자료는 회계연도(전년도 7월부터 해당년도 6월까지)에 기초하기 때문에 1903년 이민자 564명 중 일부는 1902년 이민자로 포함시킬 수 있다”며 “1903년 공식 이민 이전에 이미 200여명이 미국에 입국해 이중 상당수가 정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903년 이전 이민자들의 정착지는 ▲캘리포니아주 114명 ▲워싱턴주 22명으로 미 서부지역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초기 이민자들은 ▲하와이주 16명 ▲워싱턴 DC 7명 ▲뉴욕주 5명 ▲오하이오·캔사스·미시간·펜실베니아주 각 1명 등 미 전역에 걸쳐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도 의사(5명), 상인(46명), 기술자(62명), 무직(18명), 하인(4명), 미분류자(20명) 등 다양했다.
방 교수는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초기 한인 이민자는 인삼무역상, 망명자, 학생, 농부 등이 주를 이뤘다. 이번에 62명에 달하는 기술자(skilled) 집단이 새로이 발견됐는데, 이들이 어떤 분야에 종사했는지와 1899년 이전의 이민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이 김 USC 한국도서관장, 민병용 한미박물관장 등 이 날 회의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초기 이민사 연구에 있어 가장 획기적이고 귀중한 자료가 발표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방 교수는 이번 논문에서 최초의 이민자(Korean-American)가 서재필 박사라고 주장해 참석자 사이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본국 국사편찬위원회, 이민100주년 기념사업회, 하와이대, UCLA, USC가 공동 주최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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